[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진 채무를 대부분 탕감해주는 내용의 북러 협정 비준안에 최종 서명했다.러시아는 남은 채무액을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과 철도 건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북한에 빌려준 뒤 그 동안 돌려받지 못했던 채무액 110억 달러 중 90%를 탕감하기 위한 법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러시아 국영 '러시아의 소리 방송' 등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전했다.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채무 탕감을 골자로 한 양국 간 협정안에 최종 서명했다.협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총채무액 110억달러 중 100억달러를 탕감하고 나머지 10억 달러는 북한의 보건, 교육, 에너지 관련 사업에 재투자한다.러시아는 앞으로 20년 동안 40회로 분할 상환될 이 채무액을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연결될 가스관과 철도 연결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가스관과 철도가 북한 지역을 통과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북한에 지불해야 할 토지 사용료 등에 남은 채무액을 활용한다는 게 러시아의 복안이다.세르게이 스토르착 러시아 재무차관은 지난달 국가 두마에 출석해 북한이 이 제안에 확답을 하진 않았지만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북한은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한 직후 채무 상환을 중단하고 갚지 않았다.이후 북한과 러시아는 채무 상환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20년 가까이 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과 러시아는 양국 간 무역에서 러시아 루블화를 결제 통화로 사용키로 합의하는 등 경제협력을 부쩍 강화하면서 채무탕감을 예고했다.양국 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채무 탕감 문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러시아가 공을 들여온 한반도 관통 가스관과 철도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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