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만나고 돌아와…검찰 “문답식 응답은 거부했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혜영 기자] “저는 간첩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입니다.” 12일 오후 1시30분, 서울 중앙지검 정문 앞. 변호사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유우성씨는 이렇게 말했다. 수십 명의 기자들이 그의 말과 표정을 취재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쏟아졌다. 유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긴장된 표정도 아니었다. 변호인은 유씨를 ‘피해자’라고 지칭했다. 검찰에 와서 수사를 받는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씨 자신은 물론 동생 등 가족들이 검찰 수사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는 얘기다. 유씨 아버지는 암 투병 중이다. 재북 화교 출신인 유씨는 동생 등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겠다는 꿈을 꿨지만 간첩 혐의를 받으면서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재판부가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그를 향한 의혹의 시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씨가 아무리 “저는 간첩이 아닙니다”라고 말해도 믿지 않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씨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고검 수사팀 사무실로 들어간 시간, 서울고검 쪽 부근에서는 ‘탈북동포회’ 명의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속인 가짜 탈북자 유우성을 구속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팀 결과는 국정원과 검찰의 증거조작 개입 의혹은 물론 유씨의 간첩 혐의를 둘러싼 의혹의 시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법원의 2심 판결 역시 논란의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앞 기자회견은 짧게 끝났다. 유씨는 변호인단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을 지나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서울고검 정문 앞까지 이동했다. 그곳에도 수많은 취재진들이 유씨 검찰 출두 장면을 취재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다. 유씨와 변호인단은 기자들이 마련한 포토라인을 지나쳐 서울고검으로 들어갔다. 유씨가 검찰과 만난 이후 서울 고검을 나올 때가지 취재진은 대기하고 있었다. 오후 3시20분, 유씨와 변호인단은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그들은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언론인들에게는 별다른 얘기를 남기지 않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위조 의혹이 제기된 각종 문건과 관련된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유우성 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참고인으로 소환했다”면서 “그러나 검찰에 출석한 유씨와 변호인은 문답식의 상세한 질문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조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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