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인사이더 출신 금융권 수장에 올라KS(경기고·서울대)·모피아 시대 저무나 前정권 특정대학·지역 낙하산 비판에 대한 반작용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올 들어 금융권에 '연인라인'이 뜨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 비기득권으로 인식됐던 연세대와 내부 출신(Insider) 인사들이 속속 금융사의 수장직을 맡게 됐다. 경기고-서울대 출신을 뜻했던 'KS라인'과 경제관료 출신 '모피아'가 득세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수장으로 임명된 금융권 인사들 중 다수가 연세대 출신이다. 지난 2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된 이주열 내정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또 업계의 예상을 깨고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은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같은날 하나생명 사장직에 내정된 김인환 하나금융 부사장도 같은 대학 경영학과 출신이다. 이외에 지난달에 선임된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과 지난해 말 임명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도 각각 연세대 경제학, 영문학과 출신이다. 내부출신은 아니지만 작년 6월에 선임된 NH농협금융 임종룡 회장과 작년 12월에 선임된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도 각각 연세대 경제학과와 경영학과 출신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정권에서 특정 대학ㆍ지역 출신들이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은 것에 대한 반대급부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영포(영일ㆍ포항)라인 등이 금융권을 장악했다는 말이 나돌았다"며 "아마도 그에 해당하지 않는 인물들을 찾는데서 비롯된 현상일 것"이라고 말했다.이 밖에 낙하산 인사가 거듭된 실패로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된데다 금융권의 각종 사건사고로 전과는 다른 변화를 뚜렷히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 정권 초기 임명된 조원동 청와대,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까지 경기고, 서울대 출신 동문들이 경제의 3대 축을 차지하면서 'KS라인'이 부활했다는 말이 횡행했다. 더불어 경제관료 출신 '모피아'가 아닌 정통 내부 인사가 경영 일선에 선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주열 차기 한은 총재 역시 35년 '한은맨'으로 재직하면서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를 지냈고 2012년 4월 부총재직에서 물러나 현재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 내정자는 32년간 외환은행에 근무해 은행 전반에 정통하고, 가계 및 기업금융 부문을 두루 거쳤다. 권 기업은행장 역시 행원으로 입사해 지점장 등 현장을 거쳐 행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전문가들은 내부인사가 수장이 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부 출신이 수장이 되는 것은 직원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다만 순혈주의가 지나쳐 변화에 취약해지는 점은 단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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