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이 17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정기예금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05년 이후 8년만이다.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의 정기예금은 558조89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2월의 575조7067억원보다 16조8084억원 감소한 수치다. 은행의 정기예금이 1년 만에 17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정기예금이 전년과 비교했을 때 줄어든 것은 8년만이다. 정기예금은 카드사태의 여파가 있던 2005년 261조1062억원으로 집계돼 2004년의 268조9481억원보다 7조8419억원 감소한 바 있다.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8년 만에 감소했다. 감소액도 8년 전보다 월등히 높아졌다.또 예금은행의 총예금은 1009조6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말의 990조2731억원에서 19조4123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2012년에는 2011년 대비 총예금이 42조4717억원 늘어난 바 있다. 증가폭이 전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정기예금이 목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고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반면 정기적금은 지난해 말 38조5934억원으로 집계돼 2012년의 32조1680억원보다 6조4254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2008년 이후로는 현재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한편 지난해 12월 시중통화량(M2)은 전월대비 0.4% 늘어난 192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5.3% 확대됐다. M2는 시중에 얼마나 돈이 풀려있는지 보여주는 광의통화 지표다. 현금과 즉시 현금화 가능한 예금, 2년 미만 정기예적금, 금융채,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금융상품별로는 만기 2년 미만 외화예수금 등 기타 통화성 금융상품에 돈이 몰렸다. 전월 보다 약 4조원이 증가한 94조284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역외 위안화 선물환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함에 따라 원ㆍ위안화간 차익거래 유인이 높은 위안화 예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경제주체별로는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보유통화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업은 508조167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월 대비 약 4조8000억원, 0.9%가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말 정부재정 집행자금 유입 및 결산 등에 대비한 통화보유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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