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철새도래지'방역 비상…행사취소·폐쇄

[수원=이영규 기자]'철새들을 막아라.' 최근 전북 고창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들에 의해 발병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북과 접하고 있는 전남, 충남은 물론 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들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들은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매일 수차례 소독을 실시하고, 시민들의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철새도래지 탐조투어나 먹이주기 등 모든 행사를 취소했으며, 주요 철새도래지를 폐쇄하는 곳도 늘고 있다. 21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기도는 AI발병 확진 후 국가지정 4곳, 도 지정 12곳 등 총 16곳의 철새도래지에 대해 일반인들의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이는 철새도래지 방문 과정에서 조류의 분변이 방문객 신발이나 차량 바퀴 등을 통해 묻어 외부로 유출될 경우 AI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도내 각 시ㆍ군에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취소하도록 지시했다. 도는 아울러 철새도래지 철새들의 분변을 수거, 검사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도는 분변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될 경우 곧바로 철새도래지에 대한 접근금지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도는 이외에도 철새도래지 주변지역 방제 소독을 강화하고, 오는 5월말까지 도내 양계농가들이 철새도래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북과 연접한 충청남도는 이번 AI확진으로 3대 철새도래지인 서산 천수만, 서천 금강하구, 홍성 천수만 등 3곳의 탐조투어를 일시 중단했다. 이들 3곳은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3회씩 탐조투어를 진행해왔다. 하루평균 탐조투어 참여 인원은 주말기준 100여명에 이르는 등 호평을 받아왔다. 도는 아울러 철새도래지 농가 주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축산 농가들이 철새들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쳐 둔 그물망 중 훼손된 곳을 긴급 보수하고, 추가 그물망 설치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상황이 악화될 경우 철새도래지에 대한 일반인 출입도 금지할 계획이다. 도는 특히 전북과 경계지역인 4개 시ㆍ군에 14개 통제초소를 설치해 오염원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농식품부 지정 6곳과 도 지정 4곳 등 모두 10곳의 철새도래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먹이주기 등 철새도래지에서 해마다 하던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특히 도는 전남지역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도래하는 순천만을 21일 폐쇄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우리나라에는 190종류의 철새 110만마리가 해마다 찾아온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가창오리는 국내에 들어오는 철새의 60%를 차지한다. 이어 쇠기러기, 천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떼까마귀 등 4종류의 조류가 30%를 점한다. 이들 5종류의 조류가 국내 전체 철새의 90%를 차지하는 셈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고창 AI 감염경로가 철새를 통해 이뤄진 만큼 관내 철새도래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방문을 차단하고,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상황이 나빠질 경우 출입통제 등 극단의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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