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3분기 주요 기업의 매출액이 2009년 이후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건전성 지표는 나아졌지만, 성장성과 수익성도 대체로 악화됐다. 엔저 등 환율 효과가 영향을 줬다고 한국은행은 풀이했다. 26일 한은이 발표한 '3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상장기업 1572개사와 비상장기업 169개사(금융·보험업 제외)의 재무제표 분석결과 기업들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줄었다. 매출액 증가율은 올해 1분기(-0.7%)에도 뒷걸음질쳤지만, 전년동기와 비교한 매출이 줄어든 건 2009년(-3.0%) 이후 4년 만이다. 종전까지 1년 전과 비교한 3분기 매출액은 2010년 14.6%, 2011년 12.1%, 2012년 5.9%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16개 주요 업종 가운데 금속제품(-10.9%), 조선(-8.5%), 운수(-7.2%), 산업용기계(-4.5%) 등 8개 업종은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기간이지만,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도 4.7%에 머물렀다. 전년동기(21.0%)의 4분의 1 수준이다. 2분기(14.3%)와 비교한 증가율도 격차가 컸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5.1%로 떨어져 전년동기(5.7%)나 올해 2분기(5.5%)보다 낮았다. 업종별로 조선업은(-1.4%)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건설(1.3%)과 섬유·의복(2.1%), 목재·종이(3.1%), 석유·화학(3.5%)도 간신히 적자만 면한 상황이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도 440.2%로 지난해 3분기(449.8%)보다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아래여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 비율은 종전 34.0%에서 35.2%로 늘어났다.업체당 평균 현금 증가 규모는 올해 9월까지 17억원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까지 누적 기준 현금 증가액은 46억원이었다. 단 오랜 경기침체로 지난해보다 사정이 나빠진 건설업을 제외하면, 기업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61.2%로 1년 전(53.2%)보다 상승했다. 영업 활동을 통한 현금 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들의 부채 비율도 91.6%로 지난해(94.7%)보다 개선됐다.한은 관계자는 "엔저의 영향 등으로 수출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약화됐다"면서 "벌어들인 현금은 늘었지만, 투자가 늘고 빌려 쓴 돈은 줄어 현금 증가액도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