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부동산 결산-아파트]전셋값 상승 최장 ‘66주’ 눈길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올 한 해 전국 아파트 시장은 거래시장 정상화를 위한 새 정부의 정책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폭은 다소 둔화됐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 양도세 한시 면제, 손익˙수익형 모기지 상품 등 실수요 지원책의 영향으로 소형주택과 전세수급이 불안한 지역의 신축물량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결과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입법처리 지연이 대책효과를 반감시키며 매매시장은 다시 가라앉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반면 전세시장은 전월세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와 임차인의 전세 선호에 따른 수요우위의 수급 불균형으로 전셋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집을 구입할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도 주택구입을 미루면서 전세를 선호했고 재계약이 많았다. 반면 임대인은 저금리로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기대수익이 낮아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월세로 전세매물을 전환하면서 출시되는 전세매물은 부족했다.
◆매매가 하락세 둔화, 거래량 반짝= 2013년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은 0.39% 하락했다. 2년 연속 하락했지만 서울(-1.77%), 수도권(-1.39%), 신도시(-1.31%)는 하락폭을 좁혔고 지방(1.86%), 광역시(1.70%)는 소폭 상승 후 횡보를 나타냈다. 4·1대책에 따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과 6월까지 적용된 취득세 감면, 전월세 안정화와 매매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8·28대책 발표 영향으로 침체됐던 전국 아파트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낙폭을 줄였고 거래 역시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전국아파트 월평균 매매거래 건수는 6만9143건으로 2012년과 비교해 16%(9417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천은 2만6700건으로 매매 거래가 증가했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책의 후속 입법이 국회에 발목을 잡히면서 정책 기대감이 약화됐고 매수세가 얼어붙으면서 다시 매매가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이 가운데 재건축은 4년 만에 상승 반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강남구 개포동 주공, 강동구 둔촌동 주공 등이 건축 심의를 통과하고 사업 시행 인가를 신청하는 등 사업이 속도를 냈다. 소형면적 위주의 매매전환 수요 증가도 낙폭을 줄였다. 전세매물 품귀현상과 재계약 비용 증가 등에 따라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매매에 나서면서 중소형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회복됐다. 공유형 모기지가 10월부터 시행됐고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저리 대출과 취득세˙양도소득세 면제 등 금융과 세제혜택이 실수요를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송파(1.01%)가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가락동 시영, 잠실동 주공5단지의 재건축값이 올랐고 잠실동 리센츠, 잠실엘스 등은 중소형 면적의 거래가 늘면서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이외 ▲강동(-0.51%) ▲서대문(-1.03%) ▲서초(-1.23%) ▲관악(-1.32%) ▲강북(-1.36%) ▲강남(1.44%)은 비교적 가격 하락이 덜했다. 지방에서는 산업단지 수요와 혁신도시 수요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구(9.49%) ▲경북(7.50%)이 전국 상승률 1, 2위를 기록했다. ▲세종시(4.05%) ▲충남(2.83%) ▲광주(2.64%) ▲울산(1.80%) ▲충북(1.57%) ▲강원(0.71%) ▲경남(0.69%) ▲대전(0.50%) ▲제주(0.21%) ▲전남 (0.05%)도 오름세를 보였다. 세종시는 신도시가 조성되는 지역을 시작으로 주변의 기존 주거지까지 세종시 건설 후광효과가 확대되며 가격 상승폭이 컸다. 충남은 천안과 아산이 삼성 탕정 제2공장 건립에 따른 고용증가와 인구유입 기대감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급 불균형 전세, 강세 지속= 2013년 전국 전셋값은 9.7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서울(10.40%) ▲수도권(12.38%) ▲신도시(14.76%)를 비롯해 광역시(7.26%)와 지방(5.01%) 모두 일제히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상승폭이 커졌다. 집주인의 월세 선호 등으로 전세물량이 부족했고 불안한 주택시장 전망으로 전세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수급불균형을 심화시켰다. 높아진 전셋값에 매매가 대비 전세비중은 전국 64.5%로 2012년 58.6%와 비교해 5.9%포인트 높아졌다. 계속되는 전세난에 주택구입 가능 계층의 주택구입을 촉진하고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부 대책이 발표됐다. 취득세, 양도세 한시 감면 등의 세제혜택과 민간임대주택 사업 활성화,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 등이 담겼지만 수급불균형에 심화된 전세난이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웠다. 이렇다 보니 전셋값 주간 상승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올 한 해 쉼 없이 올라 66주 동안(2012년 8월17일~2013년 11월29일) 전셋값이 상승했다. ▲성동(16.88%) ▲강북(14.58%) ▲송파(13.11%) ▲성북(13.09%) ▲강서(12.39%) ▲중(11.85%) ▲마포(11.83%) ▲도봉(11.80%) ▲금천(11.67%) ▲서대문(11.36%) ▲은평(11.16%) ▲구로(11.08%) ▲양천(10.97%) ▲동작(10.60%)은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노원(9.72%) ▲강남(9.55%) ▲용산(9.45%) 등지도 일제히 전셋값이 상승했다. 이 밖에 지방은 ▲세종시(12.23%) ▲대구(10.75%) ▲경북(10.44%) ▲충남(7.29%) ▲대전(6.93%) ▲강원(4.29%) ▲경남(4.02%) ▲충북(4.01%) ▲광주(3.67%) ▲부산(3.43%) ▲울산(2.98%) ▲제주(2.15%) ▲전북(1.65%) ▲전남(0.70%)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세종시, 대구, 경북, 충남은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유입 수요 증가와 산업단지 근로자 수요 등이 겹치면서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2014년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정책 불확실성이 관건”이라며 “반복되는 대책발표와 후속입법 지연으로 시장의 실망감이 높아진 가운데 정책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시장의 반응과 회복력은 달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도권은 전세가율 급등에 따라 중소형 주택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2014년에도 1~2%대 저금리로 공급되는 공유형모기지 등이 실수요자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2013년에 이어 상승세를 기록한다면 매매시장에 온기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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