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 파고다]16-①'노인 존경 못 받아', '존경 받아'보다 7배 많아

빅시리즈(16) 성인 1000명 대상 스마트폰 설문 '대한민국 老人을 묻다' 산업 역군이었지만 이기적·고집불통연금·건강보험 개선, 노후 설계 필요해
# 1. 그분들을 존경하시나요 [아시아경제 김동선 부장, 김보경 기자, 주상돈 기자, 김민영 기자] 수도권 주민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노인들을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연륜과 지혜가 쌓인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반면, 사회적으로 그에 걸맞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이 존경받는 편이라는 응답보다 7배가량 많게 조사됐다. 또 노인복지 수준에 대해서는 대부분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연금과 건강보험 제도의 개선, 은퇴 정년의 연장 및 노후 설계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본지가 '그 섬, 파고다' 시리즈의 일환으로 모바일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지난 19일 수도권 거주 성인 1000명에게 노인의 이미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연륜과 지혜가 쌓인 사람'(43.2%),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사람'(73.2%)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사람'(64.5%) 등과 같이 노인들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한 '노인은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대상'(83%)이라는 점은 전 연령대가 의견을 같이 했지만, '노인은 고집 세고 이기적인 사람', '가정에서 소외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젊은 세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대 응답자의 31.5%, 30대의 33.5%가 '노인이 고집 세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답해 50대(29.1%), 60대 이상(27.9%)에 비해 높게 집계됐고, '노인은 가정에서 소외된 사람'이라고 답한 30대 응답자가 33.5%에 달해 60대 이상 응답자(25.6%)보다 비중이 높았다.'노인이 얼마나 존경받는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선 '존경받지 못한다'는 답변이 44.9%로 '존경받는 편이다'는 응답(6.4%)보다 7배가량 많았다. 이 질문에는 50대, 60대 이상 응답자의 각각 46.5%가 '존경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특히 '전혀 존경받지 못한다'는 응답을 한 20~30대는 8.5%에 불과했으나 60대 이상은 이 응답이 18.6%로 10.1%포인트 높게 나와 노인들의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 이미지에 대한 설문은 '전혀 아니다' '아니다'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등 5점 척도로 진행됐는데 이렇게 측정한 노인에 대한 이미지는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3.9점), 연륜과 지혜를 갖춘 사람(3.3점)이지만,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사람(3.7점)인데도 존경받지 못하고 있어(2.5점)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사람(4.1점)으로 요약된다.(그래프 참조)우리나라 노인 복지 수준에 대해선 연령대에 상관없이 대부분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전체 응답자의 60.9%가 '불만족스럽다'는 답변을 내놨고, 그중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답변도 17.7%에 달했다. 그에 반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노인들이 경험하는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생활비 문제'가 26.5%로 가장 많이 꼽혔고, '외로움 문제'(23.5%), '가족 간 불화·부양 문제'(22.6%), '건강문제'(13.6%), '재취업 문제'(10.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생활비(30.2%)와 건강 문제(18.6%) 등을 다른 연령대보다 많이 지적했고, 20대들은 외로움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은 응답자가 30.0%로 가장 많았다.
또 이와 관련해 성별에 따라 무게를 두는 노인 문제의 종류가 달랐다. 남성은 '생활비 > 외로움 > 가족문제' 순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반면, 여성은 '가족 > 생활비 > 외로움 문제' 순으로 정서적인 문제를 중요하게 여겼다. 60대 이상 남성(41.7%)의 경우 '생활비 문제'가 가장 심각한 노인 문제로 꼽았지만, 50대 여성(27.6%)은 '가족문제'를, 60대 여성(31.6%)은 '외로움 문제'를 가장 큰 문제라고 인식했다.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대책을 중요한 순서대로 3가지를 선택(복수 응답)하라는 질문에는 '공적 연금 개선'과 '병원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건강보험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13.4%로 가장 많았으나 '은퇴정년의 연장'(11.5%)과 '노후 설계 프로그램 교육'(11.4%)이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 아울러 '공공 일자리 취득 기회 제공'(9.4%), '가족·사회 등의 공동체 의식 함양'(8.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연령대 별로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노인복지 서비스의 종류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20대의 경우 '노후설계 프로그램 > 정년 연장 > 보험제도 개선' 순이었고, 30대는 '연금제도 개선 > 보험제도 개선 > 은퇴 정년 연장'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보험제도 개선'과 '정부의 공공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60대 이상 응답자 가운데 보험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23.3%로 가장 많아 병원비로 인해 금전적 부담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노년층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현재 65세 이상을 노인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응답자의 62.6%는 70세는 넘어야 노인이라 부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런 경향이 높았다. 50대 응답자의 67%, 60대 이상 응답자의 79.1%가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대(49.5%)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노인 기준에 대해서도 청년층과 노·장년층 간에 세대차를 보인 것이다. 특히, 20대에선 노인의 기준을 65세 미만으로 보는 사람이 18.5%에 달해 60대 이상(4.7%)과는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이번 설문조사는 본지 심층기획 '그 섬, 파고다' 시리즈의 일환으로 모바일 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지난 19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실시간 설문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20, 30, 40대 응답자 수를 나이대별로 각각 200명, 50대 이상 응답자 수를 400명으로 구성했다. 조사의 신뢰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0%포인트다.[관련기사]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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