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 대통령의 새해 경제 새로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를 바탕으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민생안정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경제살리기 및 민생을 위한 관련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제때 처리해 달라"고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우리 경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겨우 불씨를 살렸을 뿐"이라고 진단한 것은 올바른 현실인식이다.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1%를 넘는 등 회복 기미가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고 치솟는 전월세 가격과 눈덩이 부채가 말해주듯 가계 역시 어렵다. 미국의 출구전략, 신흥국의 경기 침체, 원화 강세 등 대외환경도 녹록지 않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시간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 같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운영 방향은 취임식 때의 4대 국정기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일관성은 있으나 새롭지는 않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 서비스산업 육성, 규제 완화,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은 이제까지 강조해온 것들이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창조경제 예산을 올해보다 12% 늘린 것이 눈에 띌 정도다.  후속대책이 긴요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액션플랜으로 정책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정치권의 협조와 동참이 중요하다. 정치권은 그동안 경제회복과 민생은 소홀히 한 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쟁에 매달려 왔다. 국회에는 주요 민생경제 법안이 쌓여있다. 정쟁이 더 이상 민생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얻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옳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진상 규명' ' 응분 조치' 등 원론적인 언급에 그친 것은 아쉽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주면 존중할 것"이라고 한 것도 그렇다. 예산안과 주요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정치적 현안은 '정치권이 알아서 하라'는 말로 들린다. 민생을 위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야당을 끌어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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