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공격 슬램-ER 미사일과 JSOW,소구경폭탄 수천발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108억달러어치의 레이더나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장거리 정밀 타격 미사일과 유도폭탄을 판매한다.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와 UAE에 108억달러어치의 미사일과 폭탄을 판매한다고 의회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통보일은 지난 11일이다. 사우디가 무기와 부품, 훈련과 군수지원 등 68억달러어치를,UAE가 40억달러어치를 각각 구매한다.
보잉의 슬램-ER 미사일
사우디는 적 방공 레이더 추적거리 밖에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공중발사 순항미사일인 슬램-ER(사진 위)와 원거리용 유도폭탄인 통합원거리용무기(JSOW)를 각각 1000발과 973발 구매한다. UAE는 슬램-ER 300발, JSOW 1200발을 각각 사들인다.이 무기들은 미국이 두 나라에 판매한 F-15와 F-16 전투기에 장착된다.이스라엘이 2010년 동일한 벙커파괴용 정밀 유도 폭탄을 구매했을 당시 이란의 지하 핵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던 만큼 이번에는 두 나라가 이란을 염두에 두고 무기를 구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보잉이 생산하는 슬램- ER(AGM-84K)는 원거리공격 미사일(SLAM)인 하푼 공대함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형이다. 미 해군은 비행거리를 250km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야간 및 전천후, 시계 외 거리에서 공중발사하는 정밀 타격 미사일이다.
길이 4.36m,지름 34.3cm,날개 너비 2.2m,무게 674,5kg이다. 관성항법장치와 GPS 유도를 받아 마하 0.69속도로 비행한다. 미 해군이 보유한 무기 중 원형공산오차(CEP·특정 범위 안에 50%의 포탄이 떨어지는 반경)가 최고다. 2000년부터 배치된 이 미사일은 미 해군이 이라크전에서 3발을 발사했으며,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항구적 자유 작전’에서도 발사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 터키가 운용 중이다.
AGM-154 JSOW
레이시온이 생산하는 AGM-154 JSOW(사진 위)는 저가의 공대지 유도 미사일로 크기는 길이 4.1m, 직경 33cm, 날개 길이 2.69m, 무게 483~681kg이다. 관성항법장치와 GPS 유도방식을 채택했다. 탄두는 복합효과자탄, 범용폭탄, 고관통 폭탄, 집속탄 등을 탑재한다. 선단부에 적외선 영상 대조방식의 탐색기를 장착한 모델인 JSOW-C다. 활공거리는 28~120km이다.
미 해군 항모에서 무장사들이 함재기에 장착할 AGM-154 JSOW를 점검하고 있다.
이라크 자유 작전에서 300발 이상이 발사되는 등 400발 이상이 실전에서 쓰였다.현재 미국과 네덜란드, 터키,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그리스 등이 실전배치해 놓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또 “미 국방부가 이번 주에 의회에 사우디와 UAE에 GBU-39(소구경폭탄·SDB)를 각각 1000발과 5000발 공급하는 계획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GBU-39도 보잉이 생산하는 벙커파괴용 무기다. 길이 1.8m, 너비 19cm에 전체 중량은 129kg, 탄두중량은 93kg으로 비교적 작다. 사거리는 110km 이상이지만 CEP가 5~8m로 대단히 정밀한 무기다.미국 의회는 30일 안에 무기 판매를 거부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걸프만의 중동 국가들에 대한 무기 판매계획을 승인한 만큼 이번에도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안보협력국(DSCA)은 “UAE는 알 다프라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의 역내 이익을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무기 판매계획은 현재와 장래의 역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UAE의 군사 준비태세와 능력을 개선하고 역내 미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그렇지만 이번 무기 판매계획은 이집트 군부를 등에 업은 집권세력이 시민봉기를 유혈진압하는 것을 지지한 걸프만의 두 국가를 비판해온 인권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