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세계적인 항공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가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에 참여할 경우 국내에서 연구개발(R&D) 활동을 비롯해 관련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13일 부산에서 열린 대학기술연구센터(UTC) 개소 5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리처드 J 파커 롤스로이스 기술연구담당 부사장(CTO)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FX(차세대 전투기)사업과 KFX사업 모두 관심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왕립공학아카데미·영국기계학회 회원, 버밍엄대 소재공학 명예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롤스로이스 그룹의 기술·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파커 부사장은 "엔진제어시스템 등 기술적인 부분을 포함해 국내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며 "KFX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한국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물량도 자연스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KFX사업은 국내 공군의 전력은 물론 항공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총 23조원을 들인다는 대략적인 밑그림은 있지만 군 안팎에서 논란이 길어지면서 10년 넘게 구체적인 윤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FX사업 역시 이번 정권 들어 도입 기준 변경에 따라 유력기종이 바뀌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롤스로이스가 에어버스·보잉 등에 엔진을 공급하는 등 항공엔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만큼 한국에서 보폭을 넓힌다면 국내 항공산업에서의 기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그는 내다 봤다. 파커 부사장은 "그간 한국의 관련업체들과는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돼 있었다"며 "향후 기계·소재분야 등 R&D 지원 분야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롤스로이스는 이미 5년 전 부산대에 기술연구센터(UTC)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아시아에 처음 유치한 이곳은 열관리 분야를 연구하는 곳으로 국제 산학협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이곳 졸업생 2명이 영국 본사에 입사하는 등 UTC를 통해 고급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 정부가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가 높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너무 이른 시간 안에 성과에 집착하는 면도 없지 않다는 게 파커 부사장의 지적이다.그는 "한국은 원자력 등 특정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연구개발 집중도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빨리 결과를 내길 독촉하는 등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며 "항공산업의 경우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힘든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전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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