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 사장단이 부활하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 분석에 나섰다. 소니를 필두로 모바일과 차세대TV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이 반격의 채비를 단단히 하고 나서며 향후 국내 전자업계에 잠재적인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삼성그룹 사장단은 수요 정례 회의에서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을 초청해 '일본전자산업 동향 점검'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서 정기영 소장은 일본 전자업계 전 분야에 걸쳐 경쟁사별 전략과 경영상황, 주요 제품, 기술경쟁력 등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동향 점검이다 보니 경쟁사 얘기가 많아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면서 "대부분 나온 얘기로 일본 전자업계의 현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준비된 강연"이라고 말했다. 일본 전자업계는 환율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활하고 있다. 차세대TV의 경우 정부가 초고화질 울트라HD(UHD) 정규 방송 시점을 앞당기면서까지 민관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3'에도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TV 업체들은 UHD TV를 대거 전시하며 차세대TV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었다. 환율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국내산 차세대TV 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내 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역시 소니와 파나소닉이 시제품을 선보이며 추격에 나섰다. 파나소닉은 올해 초 대만 패널 업체 AUO에서 OLED 패널을 공급 받아 제품을 만들었지만 이번 'IFA 2013'에선 자체적으로 개발한 55인치 OLED 패널을 사용한 TV를 전시하며 기술 격차를 크게 줄였다. 모바일 시장서도 소니가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 소니는 'IFA 2013'에서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과 신개념 렌즈형 스마트 카메라 'QX-10, QX-100'을 선보였다. 소니는 강점으로 여겨지는 디지털이미징 기술을 스마트폰과 접목하는 동시에 소니뮤직을 통한 월정액 무제한 음악 서비스, 무제한 동영상(영화, 뮤직비디오, 시리즈 등)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연계하며 모바일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미 일본 모바일 시장서는 소니, 파나소닉 등 자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반도체 사업서도 일본의 부활이 감지된다.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 여파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일본 반도체 업계는 최근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시장은 올해와 내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비투자는 총 46억 달러 규모, 재료 시장 투자는 8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2위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합작사 '플래시얼라이언스'를 설립하고 20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규 팹 설립도 계획돼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부활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한국 전자업계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승자로 우뚝 섰지만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다시 경쟁에서 뒤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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