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찍어치는 샷을 해야 한다.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는 필드레슨을 할 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공을 하늘 높이 띄워서 그린에 세워야 한다'는 의미의 'hit-fly-sit(치다-날다-앉다)'다. 바람이 항상 강하고 그린이 딱딱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지인들과 동반플레이를 하다 보면 로브웨지나 숏 아이언으로 공을 하늘 높이 띄워 그린에 안착시키는 기술이 탁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백스핀이 걸려야 한다. 디봇을 내면서 강력하게 찍어 치는 샷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샷을 구사하면 잔디가 5m는 날아간다. 디봇만 봐도 샷의 성공 여부는 물론 방향과 거리까지 가늠할 수 있는 이유다. 참고로 페어웨이에서의 샷은 타격에 의해 공에 역회전이 걸려 잘 멈추지만 러프에서는 플라이어(flyer) 현상으로 백스핀이 걸리지 않아 런이 많아진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미국 골퍼들은 공이 온 그린과 동시에 그린에 정지하는 장면을 보면서 "Sit! Sit! Sit down!"이라고 외친다. 높이 올라간 공이 낙하할 때 일정 지점에 정지하기를 원할 때 쓰는 말이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멈춰라!"는 뜻이다. '씻(sit)'을 잘못 발음해 '쉿(shit)'이라고 하면 안 된다. 지저분한 '똥', 동사로는 '대변을 보다'라는 말이다. '스톱(stop)'은 토핑이나 칩 샷으로 굴러가는 공이 멈추기를 원할 때 쓰는 용어다. 타이거 우즈가 샷을 하고 나서 그린에 떨어지는 공을 바라보면서 포효하듯 "Bite! Bite!"라고 외치는 경우도 자주 나온다. '바이트(Bite)'는 원래 '깨물다'라는 뜻이지만 골프에서는 공에 강한 백스핀을 걸어 그린에 멈추게 하거나 공을 뒤로 당기는 것을 말한다. 우즈에게 "Tiger, you're looking a bit rough today(타이거, 오늘은 영 게임이 안 풀리네)"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면 "Oh, bite me!(야, 됐어)"라고 답할 것이다. 스핀 걸린 공이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을 다른 용어로 "Back up!"이라고도 한다. 유사한 표현으로 영국인들은 "Settle down!"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어떤 골퍼는 "Halt!"라고 하는데 'Halt(헐트)'는 '정지하다'라는 의미는 똑같지만 골프용어와 무관하고, 주로 군사용어로 많이 사용한다. '공을 세우다'의 유사한 표현으로는 Stay, Slow down, Settle 등이 있다.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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