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의 카메라 제조사들이 슬럼프에 빠졌다. 최고 화질을 자랑하는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소형 디지털 카메라 판매가 급격히 줄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일본 디지털 카메라 메이커들의 실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2위 카메라 제조사인 니콘이 이날 발표한 지난 4~6월 순익은 전년동기대비 72% 급감했다. 소형 모델과 교환렌즈 모델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니콘은 내년 3월 종료되는 이번 회계연도 판매순익 전망치를 낮췄다. 이토 주니치 니콘 최고경영자(CEO)는 “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몰아칠 지각변동의 신호라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성능 개선과 사진 공유앱 등으로 디지털 카메라는 전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수요가 줄고 있다. 올해 상반기 디지털 카메라 출고량은 일년 전보다 42.7% 급감했다. 지난 한해 12% 줄어든데 이어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지난 6월까지 석달간 니콘의 순익은 일년 전 같은기간 157억7000만엔에서 44억3000만엔으로 쪼그라 들었고, 판매도 7.9% 감소한 2389억8000만엔을 기록했다. 니콘은 또 올 한해 순익 전망치를 종전보다 23% 낮춘 500억엔으로, 판매 전망치는 7% 줄어든 1조40억엔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줄어든 모델은 초보자용과 사용하기 쉬운 모델이다. 하지만 니콘의 경우 교환렌즈 모델을 비롯한 수익성이 좋은 싱글렌즈리플렉스(SLR) 카메라 등 이른바 ‘미러레스’ 카메라의 수요도 줄었다. 올림푸스도 미러레스 카메라 수요가 감소하긴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올림푸스의 순손실은 1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년 전 44억5000만달러에서 회복되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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