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300개 폐점…'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서울시 500번째 협동조합 '노량진수산시장협동조합' 이인철 이사장수산시장 상인들 설립 나선 건 전국에서 처음경기침체·경쟁력 하락…올 초 '절박함' 속 설립 준비15명으로 설립신고…정착에 2~3년 소요 예상"시행착오 감수, 소프트웨어 측면 지원 있었으면"

▲ 지난 23일 서울시의 500번째 협동조합으로 신고수리된 '노량진수산시장협동조합'의 이인철 이사장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노량진수산시장에 몸담은 시간이 어느덧 15년인데, 이곳이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게 보였어요. 최근 10년 동안 문 닫은 가게만 300여개니까요". '청춘'을 보낸 수산시장이 내리막길을 걷는 걸 도저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고심 끝에 절박한 심정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죠. 42년 역사의 노량진 수산시장을 지켜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요". 지난 23일 서울시의 500번째 협동조합에 이름을 올린 '노량진수산시장협동조합'의 이인철(47ㆍ사진) 이사장. 30일 조합사무실을 찾아간 기자를 맞는 그의 목소리에서 담담하면서도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 이사장이 수산시장 상인들과 함께 협동조합 설립에 나선 건 올해 초부터다. 작은 힘들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6개월 가까이 서로 만나 의견을 나눈 끝에 전국 최초로 수산시장 상인들이 결성한 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  아직 조합에 참여한 상인들은 15명으로 800여개 점포, 3000여명의 상인 중 미미한 숫자다. 이 이사장은 "거창하게 시작하기 보다는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이 정착하는 데 필요한 시기를 2~3년 정도로 잡고 있다. 조합은 우선 '생산이력제'와 '다중협동조합' 등을 실행해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 계획이다. 거래되는 수산물의 생산과 유통과정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생산이력제이며, 생산자와 소비자, 도매상(중개인)들이 직접 소통하는 다중 유통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다중협동조합의 구상이다. 봄과 가을에는 수산시장의 상인과 손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이벤트나 축제도 열려고 한다. 이 이사장은 "정직하고 양심적으로 (물)고기를 기르고 팔아온 분들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소비자로부터 신뢰도 받고 수산시장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협업 속에서 자생과 자립에 기반한 수익창출도 가능해질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산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상인들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다각적 측면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시설현대화와 함께 변화된 유통구조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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