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新확장기'
가성비·표준화·K감성 결합
동남아·몽골·북미로 세 확대
한국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가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내수부진으로 국내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국내에서 축적된 표준화된 운영 방식과 합리적인 가격 전략, 빠른 메뉴 개발 역량이 국경 밖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K-가성비' 카페의 확산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한국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한국형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동남아시아와 몽골, 일본은 물론 북미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앞다퉈 해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서도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 감성 포스터·음악 등을 국내와 거의 동일하게 유지한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한국식 카페 경험'을 수출하는 셈이다.
특히 K-드라마·유튜브 등 콘텐츠를 통해 한국식 카페 문화를 접한 해외 MZ세대에게는 이러한 익숙함이 브랜드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현지 물가 대비 합리적인 가격도 경쟁력이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메가MGC커피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1호점을 연 뒤 1년 만에 5호점까지 확대했다. '한국식 감성 카페'라는 입소문을 타며 지역 내 거점을 마련했다. 빽다방은 필리핀·싱가포르 등지에 총 18개 매장을 운영하며 동남아시아 공략의 선봉에 서 있다. 컴포즈커피는 올해 싱가포르 3호점을, 매머드커피는 일본 1호점을 열었다. 더벤티는 이미 일본·캐나다에 진출했으며, 내년 하반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첫 매장을 열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지역별 소비 트렌드와 K-음료(율무·미숫가루 등)를 결합한 메뉴 전략을 구사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카페 수가 10만곳을 넘어선 데다 출점 경쟁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지만, 해외에서는 동일한 운영 모델이 오히려 새로움으로 받아들여지며 빠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해외 진출 과정에서 넘어야 할 문턱도 분명하다. 브랜드 인지도 확보와 현지 협력사 발굴, 입지 선정 등 출점 준비에만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국가별 규제와 인허가 절차도 변수가 된다. 이 때문에 여러 브랜드가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모델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손흥민(메가커피), 방탄소년단 뷔(컴포즈커피), 지드래곤(더벤티)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소비자에게 빠르게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상징 자산'으로 삼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식 카페 프랜차이즈가 이미 '완성된 운영 포맷'을 갖춘 만큼, 해외 시장에서 사업 확장 속도가 더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트렌드 대응력을 기반으로 'K-가성비 카페'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 위치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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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카페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싸서가 아니다"라며 "빠른 회전율, 균일한 품질, 깔끔한 매장 관리 등 한국식 운영 방식이 하나의 서비스 표준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운영 모델은 현지 브랜드가 쉽게 모방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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