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거듭된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겪던 지소연(고베 아이낙)이 '일본 킬러'로 부활하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소연은 27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여자부 3차전에서 멀티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13분 아크 오른쪽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 차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일본 수문장 가이호리 아유미가 힘껏 몸을 날렸으나 전혀 손쓸 수 없을 만큼 각도가 예리했다. 후반 21분엔 권하늘(부산상무)이 오른 측면에서 밀어준 패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차 넣으며 쐐기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앞선 두 경기 부진을 한 방에 만회한 값진 결실이었다. 지소연은 북한, 중국과의 1,2차전 모두 풀타임 활약했으나 상대 집중 견제 속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한국은 간판 공격수의 침묵 속에 고전하며 안방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다. 결국 그는 "홈에서 2패나 했는데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었다.
지소연이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마지막 경기는 무조건 이기겠다"라며 배수진을 치고 나선 일본전은 상황이 달랐다. 특히 '지일파'이자 '일본 킬러'로서 활약이 절실했다. 2010년 일본 여자 실업축구 나데시코 리그에 진출한 지소연은 고베에서 주전으로 뛰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A대표팀에선 2011년 6월 친선경기(1-1 무)와 같은 해 중국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1-2 패)에서 각각 일본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바 있다. 이날 자신과의 다짐을 지켜낸 지소연의 선전으로 A대표팀도 의미 있는 수확을 거뒀다. 우승컵은 이미 멀어졌으나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의 콧대를 꺾으며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더불어 2008년 5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3-1 승) 이후 5년여 만에 일본전 승리란 감격을 누렸다.김흥순 기자 sport@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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