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원내대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현오석 경제팀'을 연일 타박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정책 수장인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부재▲ 안일한 경제상황 인식 ▲정책의 적시성부족 등을 문제로 꼽고 있다. 여당지도부와 경제팀의 엇박자는 새정부가 출범하고 나서부터다. 이한구 전 원내대표는 "경제부처가 창조경제, 일자리창출을 위한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 "금리를 내려야 한다" "호주산 늘보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가계부채가 해외상황과 연결되면 큰일 날 수 있다" 며 경제팀과 통화당국을 압박했다. 5월부터 원내사령탑의 키를 잡은 최경환 원내대표는 지난달부터 경제팀에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6월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그는 "정부 정책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공약한 고용률 70%달성이 더 어려워졌다"며 "종합적인 경제운용방향과 전략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정부가 창조경제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도 의문"이라 말했다.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강도가 더 셌다. 그는 "상반기 추경을 했지만 그마저도 세수가 제대로 연말까지 걷혀질까 하는 걱정도 나온다"면서 "정부에서는 심각한 상황을 인식하고 발빠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럼에도 정부에서 별다른 움직임 보이지 않는다"면서 "경제팀이 경제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지 않나하는 우려도 있다"며 비상한 각오를 주문했다. 이한구-최경환 전현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면 여당 지도부는 "추경과 부동산 세제감면효과가 상반기 중에 끝나고 하반기에도 가계부채, 부동산, 투자 등 각종 경제여건이 나아지지 않는데 경제팀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대처도 안이하게 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한구 전 원내대표
최경환 원내대표의 9일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오나가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많다"면서 "정부는, '상반기 추경과 4ㆍ11 부동산 대책. 금리인하 등으로 적극적 대응했으니 하반기에 나아지지 않겠나' 예상하고 있지만 현실을 밝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시장 위축 ▲전세값 급등 ▲소비위축 ▲골목상권 대형마트 어려움▲서비스산업, 생산,설비 위축▲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 소비심리 냉각 등 대외여건 악화 등을 일일이 거론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경제팀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1일 최고위에서 취득세감면 종료로 거래절벽이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과거에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었을 때 주택거래량이 75% 정도 감소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내세운 4ㆍ1부동산대책이 무력화 되도록 정부 스스로 방치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처 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결단을 내려야할 경제수장의 리더십 보이지 않았다. 만시지탄이나 지금이라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데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친(親)경제민주화 성향의 이 최고위원은 지난달에는 현 부총리가 경제민주화 대해 "법보다 시장에서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프랑스 혁명 당시 굶주림에 지친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하자 '빵이 없다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했다는 발언을 연상시킨다"면서 "시장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자,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삼권분립을 흔드는 것은 물론이고 국회의 입법권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
경제팀에 대한 지적은 지난 3일 여야가 국회에서 개최한 가계부채 청문회에서도 나왔다. 여야 의원들은 타이밍이 생명인 통화ㆍ금리 정책 집행 과정에서 정부가 실기하고,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마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추궁을 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는 가계부채가 심각해 국회와 정부가 대책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열렸으나 경제부처 수장들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혀 청문회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왔다.새누리당이 정책소통창구로 가동하고 있는 당정협의도 과거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와 여당이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현재는 정부의 정책 발표에 앞서 의견을 교환하고 여당의 입장을 반영하는 상시협의체 성격이 됐다. 6월 임시국회에 들어서는 하루 1∼2건씩 매일 당정협의가 열렸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 초반에는 국정과제와 국정현안을 정부와 여당이 강하게 주도해야 하는데 컨트롤타워의 역할, 부처간 협업이 안 되는 등 정부가 못미더우니 당이 주도적으로 국정을 이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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