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에게 비밀이 많아진 이유(인터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은밀하게 위대하게'가 670만명을 돌파했다. 김수현은 이 영화를 통해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로 새롭게 떠올랐다. 데뷔 후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모두가 그의 차기작에 뜨거운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야말로 '핫'하다. 바보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 대뜸 말을 꺼냈더니 "우선은 편하게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보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게 편하게 하고 싶었단다. 그가 맡은 역할은 바보지만 실제 바보는 아니다. 바보인 척 하는 간첩 원류환일 뿐."동구는 사실 원류환 안에 있는 역할이잖아요. 그렇게 바보 모습을 연기하다가도 원류환의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고 하는 부분이 좀 더 수월했던 거 같습니다. 옆에 있어도 좀 부담스럽지 않은 바보였으면 했어요."완벽해 보이는 김수현에게도 바보스러운 면이 있을까? 그는 이 질문에 크게 웃었다. "뭐랄까. 좀 어눌한 면이 있나? 그렇기도 한 것 같아요. 물론 사람이 대부분 집안에서의 모습과 바깥에서의 모습이 다르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학교에서도 달라요. 학교에선 활발한 거 같고, 인터뷰에서는 나름대로는 신중하게 생각을 하죠. 개구쟁이에 산만한 면도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액션신도 많았다. 김수현 역시 강도 있는 액션 연기는 처음이라 긴장을 했다. 촬영 들어가기 몇 개월 전부터 연습에 임했다. "사실 좀 아마 제 또래 남자친구들은 배우가 아니라도 다 '합, 빠, 촤' 이런 거 좋아할 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재밌었어요. 혼자 한 것도 아니고 삼총사(김수현 이현우 박기웅)가 많이 붙어있으니까요. 아프고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렇게 하고 나면 재밌어지잖아요."그는 말을 하면서 기합소리와 함께 이소룡 흉내를 내 웃음을 자아냈다. 시원스럽고 유쾌한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극중 김수현이 여자 속옷을 입은 장면은 많은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이를 언급하자 민망한 듯 웃어보였다."그 장면에 대해 특별히 겁을 내지는 않았어요. 원작에도 있는 부분이고 사실 많은 분들이 기대도 하실 것 같아서 안할 수가 없었죠.(웃음) 제 몸에 대해서는 좀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살을 빼면서 만들어서 제 눈에는 부피감이 부족해보였어요. '아, 남자다' 하는 그런 느낌이 욕심나더라고요."
평소 형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유명한 김수현. 이번 작품에서는 형(박기웅)도 있었지만 동생(이현우)도 있었다. 세 사람은 현장에서 무척 친했고, 본인들의 말에 의하면 시끄러웠다. 김수현은 동생인 이현우에게 배울 점도 많았다고 했다."제가 찾아서 챙기지는 않지만 현우 같은 경우는 본인이 '형, 형' 하면서 잘 찾아다니는 성격이에요. 자기가 챙길 때도 있고요. 특히 그 친구는 대본을 가지고 와서 '형, 나 이 부분에서 이렇게 변화를 주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질문하는 거에 겁내질 않아서 어린애 같지 않죠. 지금도 저는 그런 게 잘 안 되서 현우한테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상하게 선배들한테 물어보는 게 전 좀 창피하더라고요."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던 그는 각종 방송이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상형을 영국 배우 카야 스코델라리오라고 밝힌 바 있다. 카야 스코델라리오 지난 2007년 드라마 '스킨스'로 데뷔한 여배우다. 이후 그가 내한하면서 두 사람은 기적적으로 광고 촬영도 함께 했다. "현장에서 벌벌 떨었어요. 너무 기분 좋았죠. 보니까 정말 아름다워서 탄성이 나왔죠. 그런데 제가 이상형을 '이런 사람이요'라고 얘기한 게 아니라 딱 한 사람을 집어버렸으니까 더 많이들 관심을 가졌던 거 같아요.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뭐가 좋냐고요? 좋긴 다 좋아요. 특히 목소리가 좋습니다."
지난 2007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김수현. '자이언트'의 아역을 거쳐 '드림하이' 송삼동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대선배들과 함께한 '도둑들'에서는 잠파노 역을 맡아 전지현과 이정재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급기야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훤을 통해 시청률 40% 돌파는 물론 시상식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연기상을 거머쥐었다.그야말로 승승장구다. 인기와 부를 단숨에 얻어 들뜨고 행복할 법도 한데 김수현은 "비밀이 많아졌다"고 의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전에는 마음에 있는 얘기 같은 걸 할 수 있고 했는데 비밀이 많아졌어요. '해품달' 끝나고 나서 물론 굉장히 많은 것들을 얻었죠. 여러 작품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광고도 찍어보고 많은 것을 얻었는데 거기에 대한 책임감이 많이 생기면서 부담을 느꼈어요. 겁도 많아지고 무서워한 것 같아요. 집에서 잘 안 나가게 되고 사람이 작아지기도 하고..바깥에 나가면 모든 사람에게 비밀이어야 하는 게 있어요. 누군가 저에 대해 '되게 좋다' 하고 만났는데 '실제로 보니까 깨는데?' 하면 책임감이 없는 거니까 신경 써야 하는 것을 느꼈어요. 작년부터 비밀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크게 웃고, 작은 질문에도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답을 하던 젊은 청년에게서 남모를 고충과 외로움이 느껴졌다. 흔들리며 피는 꽃, 아프면서 크는 나무처럼 김수현도 그렇게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는 연기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알차게 여물어 가고 있는 듯 했다.유수경 기자 uu84@사진=송재원 기자 sunny@<ⓒ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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