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간 MK…현대맨 경조사 꼼꼼히 챙겨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난 1일 오후 5시50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비스타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밝은 표정으로 등장하자 식장 내에 있던 하객들의 눈길이 한쪽으로 쏠렸다. 이날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전략 및 기획을 총괄하는 김용환 부회장의 자녀 유미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커힐호텔을 찾았다. 신부 김씨는 현대차그룹에 재직 중이다.정 회장은 이날 결혼식 시작 10분여전인 5시50분께 도착해 25분가량 식장에 머무르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혼주인 김 부회장 내외에게 "축하한다. 기쁜 일"이라고 수차례 말하는 가 하면, 박정인 전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한 옛 현대맨들과도 안부 인사를 나눴다. 협력사 대표, 경제단체 인사들과도 악수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날 정 회장은 K9을 이용했다. 재계 총수가 직접 임직원 자녀 또는 임직원의 결혼식장을 찾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 회장은 현대정공 시절부터 함께 회사를 일궈온 김 부회장의 자녀 결혼식이라는 점에서 직접 결혼식장을 찾아 축하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그룹 부회장단 중 정의선 부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젊은 김 부회장은 명실상부한 정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현대정공 시절부터 함께 근무했을 뿐 아니라 지근거리서 보좌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및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김 부회장은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팀장을 맡으며 기획력을 인정받았고 현재 현대차의 전략 및 기획은 물론, 정 회장의 비서실장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이날 결혼식에는 현대차그룹의 수뇌부라 할 수 있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설영흥 부회장과 연구개발 등을 담당하는 양웅철 부회장 등이 정 회장을 보좌했고, 최한영 부회장, 신종운 부회장 등도 참석했다. 부회장단 중 아들인 정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정 회장의 딸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결혼식에 참석했다. 재계 인사 중에서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그간 정 회장은 함께 회사를 일궈온 임직원의 비보 등을 접하면 만사를 제치고 직접 챙기는 부하 사랑으로 수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정 회장은 2010년 측근이던 김승년 현대ㆍ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와 2008년 김평기 현대위아 고문이 별세했을 때, 두 차례나 빈소를 방문해 애도를 표했다. 지난해 이민호 현대로템 사장이 심장마비로 별세했을 당시에도 그룹 신년계획 구상을 뒤로하고 직접 빈소를 찾아 30여분간 머물렀다. 정 회장은 이 때마다 "유가족을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챙기라"며 보좌진에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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