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동통신시장 과열의 판단 기준인 번호이동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의 이동통신업계 과잉보조금 단속 의지가 서서히 효과를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8일 업계에 따르면 3월과 4월까지 집계된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각각 약 65만3400건, 72만8600건(자사 번호이동 제외)이었다. 이는 지난해 3·4월 79만3400건, 88만3800건에 비해 17.6%씩 감소한 것이다. 이 수치는 알뜰폰(MVNO)을 포함한 것으로, 지난해 4월 알뜰폰 가입이 거의 미미했던 것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더 커진다.이통3사의 순차적 영업정지에도 시장이 극도로 과열됐던 1월과 2월은 모두 지난해 같은기간을 크게 웃돌았지만 3월을 기점으로 수치가 확연히 급감해 안정화된 시장의 분위기를 드러냈다. 4월에 다시 소폭 증가한 것은 삼성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재고 물량을 소진시키려 일부 보조금 과잉 양상이 잠시 나타난 점, 5월이 전통적 성수기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사가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가입자유지(리텐션)' 효과가 커졌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요금 약정할인반환금 제도가 신규 요금제 도입과 함께 적용되면서 고객 이탈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사의 요금제 차별성이 거의 없다”면서 “망내외무제한 음성통화, LTE서비스와 전송속도, 주력 요금대에서의 데이터제공량에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 그만큼 가입자가 옮겨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올해 초 마케팅 출혈경쟁에서 별다른 실익을 내지 못한 이통사들 역시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자는 데 공감하고 있어 시장의 안정기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주목된다. 이통3사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모두 “2분기에도 지금과 같은 시장 안정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 관계자는 “이제 앞으로 3개월 정도는 두고봐야 한다”면서 “지난해 갤럭시S3처럼 갤럭시S4가 몇 개월만에 보조금이 풀릴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는 통신사가 LTE가입자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지난해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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