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사과문 사태 … '밀어내기' 뭐길래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의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음료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밀어내기' 영업방식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과도한 영업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가 돼 왔었다"면서도 "정도는 다르지만 다른 기업과 대리점들도 비슷한 고충을 겪는다"고 말하고 있다.문제가 된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한 30대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나이 많은 대리점주에게 "죽기 싫으면 (물량) 받어", "죽기 싫으면 받으라고, 물건 못들어간다 그따위 소리 하지 말고"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리점주는 "(창고가) 모두 찼다", "계속 (물건을) 받으면 대리점이 망할 상황이다"고 항변한다.두 사람의 통화는 계속 "제품을 받아라"와 "받을 수 없다"는 실랑이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진 영업사원이 작정이라도 한 듯 도를 넘는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행태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상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매출이 저조할 때 대리점이 주문한 물량 외에 추가물량을 납품해 실적을 올리는 방법이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한두건의 실적이 아쉬운 영업사원들이 대리점들에 부탁을 하며 추가 물량을 넣고, 대리점주들 역시 본사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어느 정도는 이를 받아주는 식이다.하지만 대리점에 떠넘기는 물량이 많아지고 대리점주가 원치 않는 수준이 되면 '밀어내기' 영업이 되고 만다. 이렇게 보내진 제품은 본사로 반품도 되지 않아 대리점주는 억지로 떠안은 물건을 소매점에 어떤 형태로든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더욱이 유통기한이 생명인 식품의 특성상 판매하지 못한 제품의 손실은 고스란히 대리점주가 부담해야 한다.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도 "원가 이하에 소매점에 넘겼다", "동네 이웃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그냥 창고에서 썩어 내버렸다" 등 속앓이를 하는 대리점주들의 사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음료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달했는데 경쟁사간 제품 베끼기는 도를 넘고, 대기업들의 무차별 물량 공세까지 이어지다보니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남양유업 직원의) 막말과 욕설도 가히 충격적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업계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참담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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