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889년 영국태생의 풍자 희극 배우 찰리 채플린이 태어난 날입니다. 꽉끼는 윗옷에 헐렁한 바지, 더비 모자에 긴 지팡이, 작은 키에 비해 유난히 큰 구두. 뒤뚱 뒤뚱 넘어질 듯 걷는 모습. 눈에 선하시죠?그의 영화는 대부분 조금 덜 떨어진 모습에 시종 우스꽝 스러운 장면들로 채워져 있지만 늘 가슴 한가운데 애잔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회변화에 따른 어두운 곳을 비추고 그것을 센스있게 풍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써커스'에서 채플린이 배가 고파 어린아이가 들고 있는 빵을 몰래 뺏어 먹는 모습이나, 유리방에 갇혀 출구를 찾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겉으론 웃음을 자아내지만 한편으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죠. 산업사회로의 급속한 이행과정에서 인간이 겪는 어지러움을 풍자하고 있음을 금방 알수 있어서 입니다. '모던 타임즈'에서는 나사를 조이는 동작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다 쉬는 시간에도 자신도 모르게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는 모습, 특히 식사 시간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공장주가 도입하려는 '벨로우 스피딩 머신'에 앉아 시험당하는 채플린의 모습은 웃음보다는 차라리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위대한 독재자'에서 채플린이 "인생은 자유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데도 우리는 그 방법을 잃고 말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은 어떻습니까? "생각은 너무 많이 하면서도 느끼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연설보다 뛰어나고 감명깊다고 생각합니다.지난해 11월 채플린이 쓰던 모자와 지팡이가 한화로 약 6,700만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채플린의 그 순진한 웃음이 그리운 아침입니다.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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