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카드' 차두리, 절반의 성공이었다

[수원=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 돌아온 '차미네이터'의 위력은 여전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선발 출장에 풀타임을 뛰며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아쉬운 판단에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FC서울이 1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수원 블루윙즈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슈퍼매치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의 악연을 끊는데 실패했다. 아울러 시즌 첫 승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이날 서울은 유독 '깜짝 기용'이 많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몰리나·김용대 등 기존 주전을 대신해 김치우·유상훈 등 백업 자원들을 대거 선발로 세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선택은 차두리의 선발 출전이었다. 당초 차두리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지난 달 말 서울에 입단했지만 수개월 공백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고, 실전감각도 떨어져있었다. 이르면 이달 말에나 그라운드를 밟을 전망이었다.최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라고 운을 띄운 뒤 "최근 팀 내 연습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런 큰 경기에선 (차)두리의 풍부한 경험과 베테랑이 줄수 있는 안정감이 중요하다"라며 "스테보·라돈치치 등을 막기에도 고요한·최효진보다 신체적 조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동안 서울은 스테보 등을 앞세운 수원의 선 굵은 축구에 맥없이 무너진 적이 많았다. 초반 노림수는 적중했다.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한 차두리는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견고한 수비를 펼쳤다. 특히 측면에서 맞선 스테보와의 싸움에서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스테보가 봉쇄되면서 수원 공격은 힘을 잃었고, 반대로 서울은 탄탄한 수비와 허리를 바탕으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차두리는 공격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질풍같은 오버래핑으로 이따금 측면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차두리의 질주가 이어질 때마다 서울 팬들은 많은 박수로 그를 격려했다. 서울은 전반 20분 고명진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데얀이 오른발 하프 발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수원은 뒤늦게 스테보를 반대편 측면으로 배치하며 활로를 모색하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전반 38분 정대세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고, 이후로도 차두리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이로 인해 수원은 그간 슈퍼매치에서 보여준 파괴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문제는 경기 막바지에 나왔다.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라돈치치가 스테브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에서 헤딩 동점골을 터뜨린 것. 골 장면에서 차두리는 라돈치치의 바로 앞에 있었지만, 미쳐 그의 제공권을 막지 못한채 골을 헌납했다. 사실상 이날 차두리의 유일한 아쉬운 플레이였고, 이는 결국 다잡았던 팀의 승리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차두리의 '깜짝 기용'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는 순간이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정재훈 사진기자 roz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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