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의원들의 십인십색 안철수읽기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4·24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해 여야의원들은 선거 이후 안 후보의 행보에 대한 백가쟁명식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야의원들 모두 안 후보가 노원병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낮게 보고 있다. 패배는 곧 정치적 위기라는 등식이 성립돼서다. 대부분은 노원병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게 되는 그 이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안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무소속 초선이 된다. 무소속은 초선은 19대 국회에서 4명밖에 없다. 새누리당 간판으로 나갔다가 탈당이나 제명된 김형태, 문대성, 현영희 의원, 그리고 안철수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송호창 의원이다. 무소속은 소속이 없기 때문에 상임위를 국회의장에 신청하고 국회의장이 배정한다. 걸림돌은 안 후보의 재산이다. 안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은 1171억원이다. 지난달 공개된 재산신고액 기준으로 새누리당 정몽준(1조9249억원)ㆍ고희선(1984억원) 의원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재산 1171억원 중 안랩 주식이 156억원(236만주)로 전체 재산의 90.2%를 차지했다. 안랩 주식 236만주 가운데 186만주를 제외한 50만주는 동그라미재단의 신탁 주식이다. 136만주가 그래도 남았다. 안랩이 소프트웨어업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상임위 배정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의 경우 본인과 직계 존비속이 직무 관련성 있는 주식 3000만원 이상을 보유했을 경우 이를 모두 백지신탁해야 한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안랩 보유주식이 상임위와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백지신탁해야하는 데 그렇지 않으려면 직무와 무관한 상임위에 배정돼야한다"면서 "기획재정위원회나 환경노동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몇 곳 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안 후보가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 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다른 새누리당 의원은 "초선으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임위에 배정되고 의정활동을 하게되면 밖에서 보는 정치와 안에서 경험하는 정치가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생각도 비슷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4일 CBS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면서도 "(당선) 되더라도 국회에 들어오면 N분의 1이다. 300명 국회의원 중의 한 분"이라면서 "이제 송호창 의원과 두 분이 활동을 하시면 그러한 정치적 활동이 참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과거 문국현 (창조한국당 전) 대표도 훌륭한 분이었고 대통령 후보였지만, 국회에서 존재감 확인을 하기가 어려웠다"면서 "민주정치라고 하는 것은 정당정치이고, 또 여야정치이기 때문에 보다 크게 보고, 안철수 후보가 정치를 해 줬으면 좋겠다하는 충고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야당의원들은 대체로 안철수 후보가 몰고 올 정계개편의 파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당 내에서는 안철수배제론, 안철수견제론,안철수포용론 등이 쏟아지고 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라디오인터뷰 등을 통해서 " 안철수 후보의 재등장으로 야권의 재구성이 당면과제로 떠오른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을 외면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제대로 된 정당으로 혁신하면 안철수 후보 개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철수 후보에게 박수치고 기대하고 있는 유권자 상당수를 다시 껴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렇게되면 안철수 후보까지도 우리가 충분히 같이 갈 수 있다"면서 "새정치라는 것이 안철수 후보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용섭 의원은 자신이 당 대표가 돼 민주당이 혁신되면 안철수신당은 필요없다고 말한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양승조 의원은 5일 출마선언문의 공약 첫번째로 "안철수를 능가하는 신뢰받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안철수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미래가 달려있다"고말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장경태 당청년위 부위원장은 2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단순히 권력의 연장만을 위해 야권 기대주 안철수만 바라보고 있는 무기력한 모습은, 국민들이 원하는 민주당이 아닐 것"이라며 "생존만을 위한 안철수 바라기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반면 비주류인 김영환 의원은 지난 5일 보도자료에서 "밖에서는 등원할 것이 분명한 안철수 세력이 있고, 그들을 지지하는 정치개혁 세력이 있다"면서 "따라서 앞으로 민주당과 안철수의 두 세력이 어떻게 각축과 경쟁을 해 야권이 재편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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