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아놀드 슈왈제네거 10년만의 복귀작
영화 '라스트 스탠드'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김지운 감독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캘리포니아 주지사 임기를 끝낸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복귀작이다. 한국에서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등으로 자신만의 개성있으면서도 강렬한 스타일을 구축해온 스타 감독과 전세계를 열광케한 전설의 '터미네이터'가 만났으니 당연히 그 결과물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13일 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연 '라스트 스탠드'는 여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볼거리는 풍성해졌고, 스토리는 단순해졌다. "동양인에 대한 장벽이 높은 할리우드에서 맨 땅에 헤딩하듯 제작 시스템에 적응한" 김 감독이 그 와중에도 자신의 개성을 곳곳에 심어놓으려 노력한 흔적이 영화 곳곳에 보인다. 10년만에 복귀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더 깊어진 주름을 한층 찡그린 채 "난 늙었어(I'm old)"라고 자조섞인 농담을 건네며 '터미네이터 시대의 종말'을 고한다.영화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한 시골 마을의 보안관이다. 마을은 한적하고도 평화로와서 웬만한 보안관들도 총 한 번 쏠 일이 없다. 그러나 헬기보다 빠른 슈퍼카 콜벳 ZR1을 탄 마약왕이 이 마을로 도주하면서 평화는 깨진다. 왕년에 잘나갔던 보안관이 오합지졸의 팀을 이끌고 악당들을 물리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초고속을 자랑하는 슈퍼카의 추격신,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마을에서의 총격장면,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 옥수수밭 결투 등에서 김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액션을 만나볼 수 있다.
처음에 보안관 역에 캐스팅 된 배우는 리암 니슨이었지만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시사회 이후 가진 간담회에서 "처음 만난 날,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주름을 보면서 연륜과 인간적인 온기를 느꼈다. 영화에서도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많이 잡았는데, 그 장면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기존의 '인류 최강의 남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주고 싶었고, 그 콘셉트를 '돌아온 노쇠한 영웅', '아버지 같은 영웅'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철저하게 제작사, 배우들, 감독의 의견을 조합해 장면을 이끌어내는 할리우드 제작 방식이 힘든 점도 있었다. 현장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만드는 과정이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영화 초반에는 엄청난 갭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겨우 중후반 이후부터는 나의 개성과 스타일을 넣기 시작한거 같다. 처음 한 두 테이크는 사전에 약속된 것을 찍고, 이후에는 내가 현장에서 찍은 아이디어로 바꿔서 찍고."이렇게 김 감독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것이 마을 총격신에서 할머니의 활약 장면과 마지막 옥수수 밭 결투 장면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빠져서는 안될 장면이다. 어쨌든 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라스트 스탠드'는 올해 할리우드 진출 감독들의 작품 중 첫 스타트를 끊는 작품이다. 최근에 불기 시작한 '한국영화 강세' 흐름속에서 '라스트 스탠드'는 어떤 성과를 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지운 감독의 인삿말이 의미심장하다. "미국영화, 많이 사랑해주세요."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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