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듬해 3월 산란기 맞아 보령 앞바다서 잡혀…탕, 찜, 속 풀이용 해장국으로 미식가들 유혹
바닷가 어촌에서 말리고 있는 ‘꼼치’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물메기’ ‘물잠뱅이’ ‘물텀벙’ ‘곰치’, ‘물곰’…. 우리나라 최고의 어류학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돼있는 꼼치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 서해 대천항의 겨울별미 ‘꼼치’가 제철을 맞아 인기다. 꼼치가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본격 잡히기 시작하면서 미식가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꼼치는 12월~이듬해 3월이 산란기로 이때가 맛이 가장 좋아 겨울철 특미어종으로 손꼽힌다.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많이 잡혀 보령 대천항어판장엔 꽃게 등 가을철 수산물이 줄고 꼼치가 서서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조금, 사리 등 조석간만의 차에 따라 그날그날 잡히는 양이 다르다. 많이 잡히는 사리 땐 대천항어판장에서 하루 5~10여t이 팔린다. 현지에선 중간 크기 4~5마리를 1만원에 살 수 있다.
대천항 판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꼼치’
꼼치는 어부들이 전문적으로 잡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다른 물고기를 잡기 위해 던져놓은 그물에 걸려든다. 바닷물 깊이 50~80m에 살고 있어 평소엔 잘 잡히지 않고 겨울철이 시작되는 12월부터 넉 달간 알을 낳기 위해 연안으로 모여들면서 잡힌다.쏨뱅이목 꼼치과에 속하는 꼼치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가장 맛있는 생선으로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시원한 맛이 일품이어서 주로 해장국으로 먹는다. 살이 흐물흐물하지만 추운 날씨에 고들고들하게 말려 찜을 하기도 한다.해마다 이맘때면 보령 대천항 부근 수산물센터나 대천해수욕장 등지의 음식점엔 제철을 맞은 꼼치 탕과 찜을 선보이고 있다. 꼼치에 묵은 김치를 썰어 넣은 탕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여기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만사OK다.꼼치 탕은 특히 비리지 않고 시원한 맛을 내 겨울철 속 풀이용 해장국과 술안주로 제격이다. 한편 꼼치는 원래 생선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생김새가 흉해 어부들이 잡자마자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때 물에 떨어지는 소리가 ‘텀벙!~’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강원도에선 흐물흐물한 살집과 둔한 생김새 때문에 ‘곰치’, ‘물곰’이라고 불린다.왕성상 기자 wss404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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