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시계 멈췄다... '不安' 표심 대선복병으로

새정치 믿을맨 빠지자 붕뜬 안철수 票들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대선 시계가 멈추면서 그의 지지자들도 갈 곳을 잃었다. 오는 27일 안 전 후보의 거취 관련 입장 발표에 따라 '안철수 표심'의 향배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지방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는 공개된 게 없다. 첫 일정으로는 27일 열리는 캠프 해단식이 관심을 끈다. 그는 이날 참모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향후 계획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해단식에서 안 후보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정리된 생각을 밝힐 것"이라며 "문 후보의 선거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은 안 전 후보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18대 대통령 선거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싸움으로 압축됐지만 핵심 변수인 '부동층'의 키를 쥔 것은 그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표심'이 대선 블루칩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박 후보와 문 후보와의 맞대결도 그야말로 안 전 후보의 지지자 쟁탈전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25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내에서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사퇴선언 이후 '안철수 표심'이 야권 단일 후보인 문 후보에게 온전히 옮아가지 않은 형국이다. 앞으로 안 후보의 지지층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대선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특히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일제히 부동층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 전 후보 사퇴 전 10% 정도였던 부동층은 사퇴 후 20% 안팎으로 10%포인트 가량 급증했다. 특히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감을 표출하며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세력의 기권이 눈에 띈다. 새정치를 갈망하며 안 전 후보를 택했던 무당파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부동층이 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안철수 현상의 근원인 '2030' 표심이 이번 대선을 결정짓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 진보에서 무당파, 중도 보수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박 후보는 안 전 후보를 지지하다 표심을 잃어버린 중도층 공략에, 문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로서 그들의 표심을 온전하게 흡수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만약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세력이 기권한다면 문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그들에겐 한 표가 시급한 상황이다. 때문에 그들의 기권은 두 후보 모두에게 뼈아프게 다가갈 가능성이 높다.즉, 중도세력를 표방하는 안 전 후보 지지 표심은 문 후보가 안 후보와 약속한 '새정치공동선언'에 포함된 '국민연대'의 성사 여부에 따라 그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문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 후보단일화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국민연대를 이루겠다"며 폭넓게 문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안 전 후보 지지층 중에서 '합리적 보수' 까지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 유권자들은 양심적 보수 세력"이라 치켜세우며 "지금의 보수가 탐욕스럽고 반칙을 하기에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다. 결국 정권교체에 뜻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문 후보는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향후 전략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졌던 안 전 후보 측과 앙금을 하루속히 털어버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안 전 후보 캠프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통합 공동선대위 구성을 추진중이다. 선대위원장들은 개별적으로 박선숙, 송호총 공동선대본부장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는 후문이다.캠프 차원에서도 화합적 결합을 위해서 힘을 쏟고 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당사 브리핑을 통해 "단일화 과정에서 두 캠프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한 캠프로 합류한 만큼 서로 하나가 돼서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주는지 여부도 이들의 마음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문 후보의 진정성 있는 모습이 관건이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안 후보에게 섣불리 지원 요청을 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2002년 노무현ㆍ정몽준 단일화에서도 단일화 직후 정 후보가 지방으로 내려간 뒤 열흘이 지나서야 노무현 후보와 만났다"고 말했다.반면 박 후보 측은 국민대통합을 내세우며 중도층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단일화는 문 후보와 민주당의 구태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하며 단일화 시너지 효과 차단에 나섰다.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실망감을 안고 있는 중도 보수세력이 주 공략대상이다. 안 후보의 '새정치' 프레임을 이어 받아 정치쇄신 카드를 제시해 이들을 흡수하기로 했다. 또 가계부채, 일자리 확충 등 3040을 겨냥한 공약 제시에 주력할 방침이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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