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9월 19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오종탁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날부터 66일만이다.안 후보는 지난 9월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을 내려놓고서였다. 그는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국민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며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안철수 현상'이 정점에 달했을 때였다. '안철수 현상'이라는 바람은 무상급식 논란으로 촉발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부터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의사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촉망받는 학자였던 그를 민심이 정치인으로 밀어올린 것이다. 대중들은 기존의 정치권에 대한 염증과 실망을 청춘콘서트로 대중과 소통하고 '정직'하게 '성공'한 안철수 현상이라는 이름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중은 50%가 넘는 지지율로 보답했다.안 후보는 지난해 9월 6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를 치면서 잠재적 대선후보로 단숨에 떠올랐다. 당시 5%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하던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고 출마를 포기한 것이다. 후보 단일화 협상이나 어떤 조건도 없이 이뤄진 당시 결정은 정치권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안철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결정은 당시 박원순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당선시켰을 뿐만 아니라 당시만 해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박근혜 대세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정치 참여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던 안 후보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곧바로 잠재적 대권주자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안 후보는 같은 해 11월 14일, 자신이 보유 중인 안랩(구 안철수연구소)의 지분 37.2% 가운데 절반인 18.6%(당시 1천500억원 상당)를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곧바로 지난해 12월 1일에는 안랩에 사회공헌팀을 신설했고, 올해 2월 6일에는 '안철수재단' 설립을 선언했다. 언론들은 안 원장이 사회공헌 활동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당 창당이나 당시 이슈였던 총선 출마 가능성은 배제했다. 이후 정치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던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3월), 전남대 강연과 투표독려 동영상(4월), 부산대 강연(5월)을 이어가며 잊을 만하면 자신의 모습을 공개해 '타이밍 정치', '강연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지난 7월 19일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해 대선출마 가능성을 좀 더 구체화 했다. 곧바로 7월23일에는 SBS의 토크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해 책과 영상으로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대담집은 대선 공약집의 축약판으로 받아들여졌고, 대담집 출간 이후 국민과의 소통 행보에 들어가는 등 대선주자급 행보에 나서기까지 했다.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 발간 이후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각계각층의 국민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안 후보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가시화 될수록 기존 정치권의 견제는 한층 매서워졌다. 본격적인 검증 공세가 이어지던 차에 지난 6일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소속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 원장에 대한 불출마를 협박했다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한동안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지지부진한 후보단일화 논의 과정 속에 지지율 하락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안 후보는 지금까지 기성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안철수스타일'을 보이며 기존의 정치 문법을 모두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양보에서부터 대선출마 선언, 대선출마 사퇴까지 안 후보는 '안철수 스타일'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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