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신용자도 빌렸다, 대부업 대출 9조원

올 상반기 1~6등급자 41% 급증…다중채무자도 몰려[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부업체를 통한 가계대출이 9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우량한 고(高)신용자는 물론,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들의 대부업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8일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2007년 9월말 4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조7000억원으로 4년 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업체의 이용자수는 같은 기간 89만3000명에서 252만2000명으로 3배 정도 늘어났다.특히 대부업체를 통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 14.5%로 전년 28.8%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7.9%)을 크게 뛰어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최근 들어서는 신용도가 양호한 가계의 대부업체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전체 대부업 대출 가운데 중ㆍ고신용등급(1~6등급, 신규취급 기준) 비중은 지난 2010년 32.2%에서 올 상반기 41.9%까지 상승했다. 또 각종 서민금융지원제도의 이용이 제약되고 있는 1~5등급 차주의 대출비중은 올 상반기 13.0%에 달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양호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면 제도 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렵다"면서 "또 대부업체들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수익성 유지를 위해 대출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또 지난 6월말 기준 카드론 다중채무자는 53.5%로 집계됐다. 이는 카드론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은 타 금융권의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카드론 다중채무자는 카드론 외에 다른 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린 사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추가로 빌린 카드론 이용자도 급증했다. 대부업체를 이용한 카드론 이용자는 지난 2009년 27만7000명으로 2년6개월 만에 약 20만명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은 카드론 이용자는 약 8만명이 증가했다.대부업 이용자 가운데 금리 수준이 비슷한 상호저축은행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도 지난 2007년 26.3%에서 2011년 29.4%로 늘었다. 또 상호저축은행 이용자 가운데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채무자의 비중도 같은 기간 22%에서 34.1%로 확대됐다.금감원 관계자는 "다중채무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금융소외계층의 고금리대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향후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채무자의 부실이 신용카드사 등 여타 금융권 부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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