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젠 '정치인 스타일'

[전북 익산·군산=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최근 정치인으로서의 삶에 완연히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4일 전북 익산의 전통시장인 솜리장을 방문해 상인이 집어주는 꽈배기 도너츠를 받아 맛있게 먹었다. 안 후보는 지난 1일 제주의 한 지하상가에서는 밝은 얼굴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한 시민의 아이를 번쩍 들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늦은 시간임에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4·3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돌아본 뒤 눈물을 떨어뜨렸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정치인들이 자주 하는 행동인데, 안 후보도 정치인이 다됐다'며 수군댔다. 안 후보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치인'이라는 옷이 어색하고 불편해 보였다. 지난 19일 강원 방문 때 안 후보는 시장 상인이 닭강정 한 조각을 건네며 시식을 세 차례나 권했지만 손에 들고만 있고 먹지 않았다. 그는 이후 점심식사 자리에서 결국 닭강정을 먹으며 "저도 음식을 잘 먹는데 '저 사람이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나 없나' 보시는 것 같더라"며 현장에서 먹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안 후보는 출마선언 한달째를 맞았다. 식사를 하고 있는 안 후보에게 기자들이 '대선후보로 사는 것에 적응이 되었는지' 묻자 안 후보는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반문했다.이렇던 안 후보가 시장 한가운데서 꽈배기를 능청스럽게 먹을 정도로 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평소에 정치인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이 별로 안 좋아 보였다"며 "그런데 그것 때문에 음식을 먹지 않았더니 비판 여론이 일어 이제 저도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론 대응도 달라졌다. 안 후보는 지난달 4일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다음 비공개 행보를 이어간 이유는 국민들의 진솔한 고민을 듣기 위해서였다"며 "수십 명의 기자들이 앞에 있으면 사회적 약자들이 주눅이 들어 어려움을 밝히지 못하고, 또 기자들이 많으면 시간에도 제약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2일 제주 '희망2013콘서트' 강연에서 안 후보는 "강정마을을 방문한 이유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면서 "오늘 이렇게 많은 언론사에서 왔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다시 한 번 국민적인 관심사로 돌이켜보고, 그 분들의 생생한 육성을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다면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언론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드러냈다.이밖에도 안 후보는 개인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국민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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