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9일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가 사흘째 지속된 재벌총수의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여야는 SK 최태원 회장과 삼성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등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한은 국감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당초 10시로 예정됐던 국감은 국회의원 다수가 지각하고, 여야 대선후보인 박근혜ㆍ문재인 의원을 포함한 10여명이 불참한 가운데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시작됐다. 국감이 시작되자 의사발언을 통해 여야 의원들은 재벌총수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박원석 의원(무소속)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등 증인채택 문제가 해결이 안되고 있다"며 "'재벌감싸기'를 위한 방탄 국회가 됐다거나 국회가 재벌의 눈치를 본다는 오해를 국민에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설 훈 의원(민주통합당)은 "여야 대선후보모두 경제민주화를 얘기하고 있는 마당에 왜 재벌총수를 부르지 못하는가"고 따졌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총수 한 명 부르지 못하는 국회가 무슨 국회인가"고 목청을 높인 뒤 "재벌총수들도 국회에 나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가세했다.이인영 의원은 "여당 의원 일부와 강길부 기재위원장이 '야당이 국감을 거부하기 위해 증인채택을 요구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이어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삼성의 과세감면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국회에 나와야 하지만 출국 상태라 최지성 실장을 부르겠다는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안원구 전국장은 BBK사건의 핵심 증인"이라며 증인채택 여부를 표결하자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굳이 총수를 부르기 보다는 부사장 등 실무책임자를 부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야당의 요구를 일축했다같은 당 이한성 의원도 "다른 상임위에서조차 총수를 부른 적이 없었고 총수를 국회로 부르는 것은 구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또 류성걸 의원은 "한은 국감장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봐야 같은 얘기만 반복된다"면서 "재벌총수 증인채택 문제는 양당 간사들이 더 논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1시간반동안 계속되자 결국 정회 요청이 있었고 급기야 국감 개시 1시간만인 11시 30분경 정회가 선언됐다. 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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