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대선을 앞둔 추석 연휴는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큰 위기이자 기회다. 역대 대선에서 추석 밥상을 놓고 벌어지는 '대선 이야기'는 여론 추이에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추석 민심을 잡은 후보가 대선 초반 레이스를 주도할 수 있다.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는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 가족들을 만날 시간도 없이 추석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 후보는 양로원으로, 문 후보는 부산으로, 안 후보는 소방서와 경찰서를 찾았다.
▲ 왼쪽부터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고덕동의 서울시립고덕양로원을 찾아 독거노인들을 위로했다. 박 후보의 양로원 방문은 가족 없이 쓸쓸한 한가위를 보내는 소외계층과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는 추석인 다음날 동생 집을 찾아 차례를 지내는 개인일정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정국구상에 몰입할 것으로 전해졌다.박 후보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을 찾아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모양새였다. 평소 1~2개 일정만을 잡았던 박 후보는 이날 5개 일정을 소화한 뒤 예정에 없었던 경북 구미 공장 가스유출 현장을 방문하는 등 TK 민심잡기에 열을 올렸다.문 후보는 경남 양산 자택과 지역구인 부산 사상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전날 부산에 도착한 문 후보는 "추석을 쇠러 부산에 내려왔다"며 "추석에 가족친지들이 모여 나누는 정치 이야기의 끝은 '희망'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30일 부산 사상구 주민들을 만나고, 연휴 마지막 날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할 계획이다.문 후보는 전날 민주통합당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 지역을 찾아, 추석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그는 5·18 유족회 부회장 자택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유족들과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광주 북구 우산동에 위치한 말바우 시장을 찾아 추석 재래시장 민심을 살폈다.이미 고향인 부산과 처가인 전남 여수를 다녀온 안 후보는 가장 분주한 모양새다. 안 후보는 전날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귀성인사를 한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 노원소방서를 찾아 쉬지 못하는 소방관들을 격려한 뒤 11시 경에는 의정부 가능지구대 우창혁 경감을 만나 경찰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안 후보는 추석 연휴동안 소외계층과 고향에 가지 못하고 비상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을 찾는 등 민생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대권에 가장 근접한 세 후보는 민생행보와 별도로 대선 캠프인 선거대책위원회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 '깜짝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삼고초려도 진행할 예정이다. 3자 간 팽팽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추석 민심의 향배에 따라 향후 판세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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