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현대·기아차 파업이 없었더라면…" 한 달 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8월 산업생산 지표를 보며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은 한 달 새 0.7%나 줄었다. 6월(-0.5%)과 7월(-1.9%)에 이어 내리 석 달째 마이너스다. 추세적 경기 둔화 흐름에다 태풍이 찾아온 영향도 있었지만 기여도 높은 자동차(-17.3%)나 기계장비(-4.7%) 업종의 생산 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광공업생산이 차질을 빚고 서비스업과 건설업도 부진해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비 1.7%, 전년동월비 0.2% 감소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돼 기업들은 한 달 새 설비투자를 13.9%나 줄였다. 기존에 건설되고 있었던 건설공사금액(건설기성) 역시 6.6% 감소했다. 경기 상황을 진단·전망하게 돕는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전월비 0.5포인트, 0.2포인트씩 떨어졌다. 정부는 후방효과가 큰 자동차 파업이 일시적으로 경기둔화 속도를 높였다고 본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건 사실이지만 휴가철이 끼어 지난 여름 소매판매나 서비스업 현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태풍과 자동차 업계의 파업이 8월 지표를 예상보다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면서 "자동차 업계의 파업이 없었더라면 전월과 비교한 8월 광공업생산은 마이너스를 벗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8월 10일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첫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모두 12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사측은 파업으로 7만9362대, 1조6464억원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1987년 현대차 노조 출범 이후 금액 기준으로는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기아차 역시 8월부터 9월 사이 80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여 2만1413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재정부는 추석 수요가 있는 9월 지표는 8월보다 훨씬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풍과 파업 효과가 사라지고 내수활성화 대책에 따라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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