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집’ 찾는 주택 노마드족.. 분당·용인 대신 “북쪽으로”

서울 거주자 아파트 거래량 살펴보니, 경기북부가 남부 거래량 역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민들이 저렴한 집을 찾아 수도권 북부로 이동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인기 투자처로 꼽히던 분당과 용인의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반면 경기북부 고양과 남양주 일대는 새아파트 공급과 함께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전반적인 거래부진에다 판교, 광교 등 주변 신도시 개발과 신도시 리모델링 지연, 중대형 주택 가격 부담 등이 겹치면서 남부권 수요가 감소한 결과다.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기도 성남과 용인에서 서울 거주자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09년 상반기 대비 82%나 줄었다. 지역별로는 성남이 2009년 상반기 3696건에서 380건으로 89.7% 급감했고 용인은 2142건에서 636건으로 70% 가량 감소했다.반면 경기북부의 고양, 남양주는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거래량 감소폭이 덜했다. 고양은 올 상반기 1102건으로 2009년 상반기 대비 32% 줄어드는데 그쳤고 남양주는 2132건에서 1439건으로 32.5% 감소했다. 경기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지속적인 신규 택지개발과 새아파트 공급, 교통 인프라 개발로 수요를 유인했고 남부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유효했다. 여기에 북부권에 미분양을 안고 있던 건설사들이 다양한 금융혜택과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은 것도 거래를 늘리는데 일조했다.남부권은 분위기가 상반됐다. 2006년 최고점을 찍으며 버블세븐으로 불린 분당과 용인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성이 떨어지며 관심도가 하락했다. 동반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값이 조정을 받는 동시에 강남권 주변으로 가격이 저렴한 반값아파트마저 공급돼 투자 매력이 급감했다. 여기에 분당과 용인 주변으로 판교와 광교신도시를 비롯한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분양가격이 저렴한 물량이 줄줄이 공급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지부진한 리모델링 사업도 하락세를 겪는데 한몫했다. 1기신도시 분당의 경우 아파트가 입주한지 15년이 지나면서 리모델링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수직증축 불허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져 투자가치가 떨어졌다. 성남과 분당 그리고 용인 등 남부권 아파트 거래시장은 최근 아파트 가격이 상당부분 조정됐지만 서울 거주자들의 거래와 관심이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렇다보니 서울 거주자들의 거래가 집중되는 지역도 바뀌었다.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의 경우 ▲성남(7688건) ▲남양주(5034건) ▲용인(4194건) ▲고양(3589건) ▲광명(1761건) ▲수원(1720건) ▲부천(1515건) 순으로 성남 거래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성남과 용인시의 거래량이 뒤쳐지기 시작해 올 상반기에는 ▲남양주(1439건) ▲김포(1196건) ▲고양(1102건) ▲수원(891건) ▲용인(636건) ▲부천(404건) ▲성남(380건)으로 순위 변동이 발생했다. 특히 거래 침체기에도 서울 거주자의 아파트 거래량 1~2위를 유지한 남양주시가 눈에 띈다. 경춘선과 중앙선의 개통과 지하철 8호선 연장선 별내선과 4호선 진접선 건설계획까지 발표돼 신혼부부나 집을 넓히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유입됐다. 서울 거주자의 김포시 아파트 거래량도 2009년 상반기 363건에서 올 상반기까지 1196건으로 4배 증가했다. 2011년부터 거래량 5위권에 진입한 김포시의 경우 신도시의 개발과 도로 연장, 경전철 개발 계획 등의 이슈가 서울 서부권 실수요자들을 자극했다.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불황기 들어 실속을 중시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가격 수준이 거래 지역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입지적 장점과 기존 인프라가 좋은 경기 남부지역이라도 가격부담과 개발호재 실종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최근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는 경기 북부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내집마련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도별 서울 거주자들의 성남·용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단위:건) / 부동산114<br />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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