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어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렸다. 역대 최고로 중국ㆍ일본과 같은 등급이다. 외환위기 직전 받았던 것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 싱글A에서 더블A로의 상승은 국가신용등급 프리미어리그 진입이나 마찬가지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주요국의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줄줄이 떨어지는 가운데, 일본이 통화스와프 축소를 검토하는 민감한 시기에 불어온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진 등급 상향 조정에 정부는 그간의 정책대응 노력을 인정받았다며 흥분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지금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다.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선 괜찮다지만 우리 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도 위축되는 등 상황이 너무 엄중하기 때문이다. 3분기 제로(0) 성장까지 거론된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식탁물가에도 다시 비상이 걸렸다. 차분히 무디스가 우리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한 이유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은 살리는 한편 추가적인 신용등급 상승에 제약이 되는 문제는 해소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과 경제 활력, 북한 리스크 감소 등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은 더욱 발전 향상시켜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 경제의 안전판인 재정 건전성은 꼭 지켜야 한다. 남북대화 재개와 경제협력으로 북한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공기업ㆍ가계 부채 관리와 은행권의 외환 건전성 제고, 성장동력 유지 등 무디스의 지적사항을 해소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등 외부 평가에 자족해서도 안되지만 스스로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는 것도 경계할 일이다. 위기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돼 '경제하는 마음'까지 죽여선 곤란하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계기로 정부ㆍ기업ㆍ가계 등 경제주체가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다. 들뜨지도 말고, 낙심하지도 말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더욱 탄탄히 다져 경제활력을 회복시키는 디딤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선거 정국에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치권도 이런 점을 헤아려 무책임한 공약을 삼가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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