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이 울음소리 더 들리게 하려면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1년 출생통계는 이 시대 우리 자화상이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그나마 잡은 일자리도 비정규직이 태반이다. 치솟은 전셋값 때문에 신혼방 구하기도 힘들다. 자연히 결혼이 늦어져 서른을 넘기는 게 예사다. 결혼이 늦으니 아이 낳는 것도 늦어진다. 힘들게 낳은 아이가 미숙아라서 가슴이 아프다. 맞벌이를 계속해야 하는데 아이 돌봐줄 이는 없고 어린이집ㆍ유치원 보내는 비용은 왜 그리 비싼지.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1.44세. 전체 출생아의 3분의 2를 서른 살 넘은 엄마들이 낳았다. 특히 서울의 출산연령은 32.1세로 전국 평균보다 한 살 가까이 많다. 산모 연령이 높아지자 미숙아(37주 미만 출생아) 출생이 늘었다. 2만8097명으로 전체의 6%다. 미숙아를 낳은 산모의 연령은 32.05세로 전체 산모 평균연령보다 많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지난해 47만1000명의 아이가 태어나 출산율이 2년 연속 높아진 점이다. 출생아는 전년보다 1094명(0.2%) 늘었고, 출산율도 같은 기간 1.226명에서 1.244명으로 높아졌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줄어든 아기울음 소리가 다시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이 출산 핵심 연령대에 이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셋째 아이를 낳은 부모가 늘어난 점도 반가운 현상이다. 이것도 다문화가정이 많은 지방 이야기이지 대도시는 해당되지 않는다. 전남ㆍ충남의 출산율이 1.5명 안팎인 반면 서울ㆍ부산은 1.0명에 턱걸이했다. 전국적으로 아이 울음소리가 많아졌는데 서울만 홀로 뒷걸음질쳤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서울에서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많다는 방증이다.  출생아 수가 늘고 출산율도 높아졌다지만 한국은 여전히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다. 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꼴찌다. 건강하고 수적으로 충분한 2세는 국가경제의 지속 발전에 필수적인 인적자원이다. 결혼과 출산 연령을 앞당겨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려면 단순한 출산장려정책만으론 곤란하다. 청년실업 해소 대책과 함께 양육비ㆍ교육비ㆍ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대선 주자들도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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