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 후폭풍...업계선 소송 피하려 '유선형' 포기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올해 국내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4월 디자인 특허로 삼성전자를 공격한 이후 아이폰의 디자인을 탈피해야 한다는 제조사들의 긴장감이 올해 본격적으로 신제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9월 출시하는 신형 쿼드코어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은 네 모서리가 각진 직사각형 형태로 디자인됐다. 팬택이 10월께 선보이는 5.3인치 쿼드코어 스마트폰의 모서리도 각진 디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모서리가 유선형이었지만 올해는 각진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이 채택한 유선형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디자인 특허 소송전을 치르는 가운데 "유선형 모서리는 자사의 고유한 디자인"이라는 애플의 주장이 이 같은 변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각진 모서리'는 올 들어 대세를 이루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옵티머스 2X와 옵티머스 LTE는 네 귀퉁이가 유선형이었지만 올해 출시한 옵티머스 뷰와 옵티머스 LTE 2는 '유선'을 버리고 '각'을 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는 디자인 특허 침해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LG전자 고유의 디자인인 L-스타일을 유지한다는 전략도 있지만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도 외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팬택도 지난 2010년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올해 처음 모서리가 각진 스마트폰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출시한 베가S5가 시작이다. 통상 신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린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이 지난해 4월 시작됐으니 1년이 지난 올해초부터 디자인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애플과 소송 중인 삼성전자가 '과도한 유선'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갤럭시S3는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동그란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아이폰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정동준 수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애플이 문제삼은 특허 4건 중 1건이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형태의 스마트폰 디자인"이라며 "모서리를 각지게 하면 해당 특허와 관련해서는 애플의 공격을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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