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스윙교본' 엘스는 누구

1990년대 호령하던 '빅 5', 2010년 PGA투어 2승 수확하며 '화려한 부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아무도 나의 메이저 우승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 사실 어니 엘스(남아공ㆍ사진) 자신도 그랬다. 2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리덤앤드세인트앤스(파70ㆍ7086야드)에서 끝난 141번째 디오픈(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를 일찌감치 7언더파로 먼저 마친 뒤에는 연장전에 대비하지도 않았다. 갤러리에게 사인을 해주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TV를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잠시 후 아담 스콧(호주)이 자멸하면서 '클라레저그'는 엘스에게 건네졌다. 엘스가 바로 1990년대 지구촌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42세의 베테랑이다. 꼭 10년 만에 디오픈 정상을 탈환했지만 201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CA챔피언십과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 2승을 수확하는 등 아직도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다.196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나 8세 때부터 골프채를 잡았고, 14세 때 각종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1989년 프로에 데뷔해 1991년 남아공 선샤인투어에서 첫 우승을 일궈냈고, 이후 유럽과 미국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월드스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1994년과 1997년에는 US오픈을 제패하면서 '메이저챔프'의 위력을 과시했고, 2002년 디오픈 우승을 더했다.당시에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 레티프 구센(남아공),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빅 5'로 꼽혔지만 결정적인 순간 우즈의 그늘에 가려 미켈슨과 함께 오랜 세월 '넘버 2'의 설움을 겪었다. 2005년 7월에는 급기야 가족과 함께 요트를 타다가 왼쪽 무릎을 다쳐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엘스는 그러나 2008년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화려한 '부활 샷'을 날렸고, 2010년에는 빅 매치에서 2승을 추가했다. 191㎝나 되는 장신에도 불구하고 물흐르는듯한 유연한 스윙이 강점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래서 '빅 이지'란 애칭과 함께 '스윙교본'으로 통한다. 자폐증을 앓는 아들을 위해 치료 여건이 좋은 미국으로 이주하는 등 남다른 부성애로도 유명하다. 이번 디오픈 우승은 특히 선두와 6타 차라는 격차를 뒤집어 '역전의 사나이'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게 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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