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치악산 관음사에 있는 통일 대염주 모습. 무게가 7.4톤에 이르는 세계최대규모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혜문스님이 10년전 무산된바 있는 '북한에 통일대염주 보내기' 사업을 재추진한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이자 흥룡사 주지인 혜문스님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 관음사에 있는 통일대염주가 12일 경기도 포천 흥룡사로 옮겨진다. 혜문스님은 "남북화해를 위해 대염주로 남-북을 잇는 이 사업을 재개하면서 일단 염주를 흥룡사로 이운하게 된 것"이라면서 "13일 그 주인공인 대염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대염주는 세계 최대규모로 지름 74cm의 모주 1개와 지름 45cm, 무게 60kg의 108염주로 전체 무게가 7.4톤에 이른다. 모주 염주알 하나에 200kg이 넘는다. 이 염주는 수령 2000년, 지름 3m의 아프리카산 브핑가나무로 만들어졌다. 이 염주는 지난 2002년 8월 북한에 보낼 계획이었지만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채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혜문스님이 법회와 문화재 환수 등을 이유로 북한을 찾고 소통 통로를 발굴하면서 재추진됐다. 특히 지난 1965년 남한과 일본이 맺은 한일협정처럼 문화재반환청구권이 말소되지 않은 북한이 일본이 빼앗아간 북한 문화재 반환을 혜문스님에게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염주는 재일교포 3세인 임종구씨가 지난 2000년 5월에 제작한 3벌의 염주 중 하나다. 한 벌은 일본 오사카 통국사에 있고, 나머지 두 벌은 강원도 원주 치악산 관음사에 봉안돼 있다. 이 중 하나가 북한에 옮겨지기 위해 포천 백운산 흥룡사로 이운된다. 지난 5월 30일 일본에서 관음사 정오스님과 흥룡사 혜문스님, 임종구씨 등이 회동하면서 북한에 통일염주 보내기 운동 재개를 결정했다. 흥룡사는 대염주 이운에 맞춰 14일 오후 6시 통일대염주 봉안 전야제를 열고, 오는 15일부터 9월 1일까지 29일간 백중기도를 봉행한다. 기도회에서는 일제 피해자와 6.25 전쟁 피해자들의 영혼을 위로한다. 흥룡사는 신라말엽 도선국사가 직접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1950년 6.25전쟁 당시 참화를 입어 전소됐다 중건한 사찰이다. '철의 삼각지'로 불리는 전쟁 격전지중 하나로 원래는 북한의 영역이었으나 정전 협상 당시 남한으로 넘어온 수복지구다. 이 주변 백운산은 금강초롱의 자생지로, 백운계곡으로 유명하다. 혜문스님은 "역사적 생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은 흑룡사에서 한반도의 역사를 다시 열어갈 통일대염주를 봉안하게 된 것은 진실로 깊은 인연"이라고 말했다. 혜문스님은 지난해 일본에서 조선왕실의궤를 되찾아 오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고,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을 벌이며 문화재 반환, 복원 등에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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