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blockquote">“과연 많은 팬 분들이 오실까 싶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콘서트 티켓이 매진되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혹시 우리 기분 좋게 해 주려고 그렇게 얘기해주는 거 아닐까 했다.”(전진) 14년차 가수, 대한민국 최장수 아이돌, 예능계의 신화 등 화려한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소심한 고백이었다. 올 봄, 4년여만의 컴백과 함께 10집 정규앨범 < The Return >을 들고 나와 총 관객 10만여 명을 동원한 아시아 5개국 투어를 마치기까지 설레고 긴장됐던 순간들을 돌이키며 신화 멤버들은 자주 웃음을 터뜨렸고 몇 번인가는 감격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번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순서로 중국 베이징 완스다 센터에서 열린 콘서트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한 편으로는 성숙하고 한 편으로는 여전한 신화를 만났다.
이번 활동을 통해 혹시 얻거나 잃은 게 있다면 어떤 건가. 에릭: 본의 아니게 스펙터클한 활동이었다. 컴백 콘서트에서 혜성이가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수술을 했고 활동 막바지에는 전진 씨가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으니까. 그런데 건강은 오늘 내일 문제도 아니고, 수술해서 전보다 좋아질 수도 있는 것 같다. 전진: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활동하면서 무대 올라가고 바쁘게 하다 보니 허리가 계속 악화됐는데 수술하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내년에는 아마 스물 몇 살 한창 때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춤 출 수 있지 않을까. 혜성 씨도, 젊었을 땐 자기 몸 관리에 대해 몰랐지만 이제 더 절실히 느낄 테니까. (웃음) 동완: 아, 아직 젊어! (웃음) 내가 이번 활동을 통해 잃은 건 건강과 정신줄이다. JTBC <신화방송>을 하면서 제정신을 다들 잃고 방송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내년엔 컨디션 안배를 더 잘해서 더 다이나믹한 활동을 보여드리겠다. <H3>“이번 활동은 대박보다는 복귀 성공 정도로 보고 있다”</H3>
동완 “내가 이번 활동을 통해 잃은 건 건강과 정신줄”
민우 “신화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 찾아오면 상담해주겠다”
신화 컴퍼니를 통해 신화로서의 활동을 하면서 예전과 다르게 느낀 점이 있다면 뭔가. 민우: 예전에는 우리가 말 그대로 스케줄을 소화하는 기계처럼 움직였고, 몸이 피로하면 짜증도 냈다. 심지어 여섯 명 중 나 하나쯤 설렁설렁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이 쌓이고 멤버 각자가 맡아 책임지는 영역이 생기면서 스스로 책임감을 많이 갖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내년 활동도 굉장히 기대가 되고... 아, 좀 편하게 말해야겠다. 너무 딱딱하다. 세이 호오~! (웃음) 동완: 사실 나는 준비 많이 안 하면서 쓸데없이 자신감만 있는 타입이다. (웃음) 괜히 “우린 나오기만 하면 대박이야” 그랬는데, 멤버들은 오랜만이니까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욕심들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번 활동을 그렇게 대박으로 보지는 않고 복귀 성공으로 보고 있는데, 내년에는 한 번 대박을...전진: 내고 싶~습니다! 다들 ‘내년’에 대한 기대와 포부가 큰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에릭: 사실 이번 컴백은 전국의 많은 신화 팬과 4년 만의 활동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많은 성과를 얻은 면도 있다. 그런데 이번 활동이 ‘우리 아직 살아 있다’라는 느낌이었다면 내년부터는 그냥 쭉 가는 거다. 그걸 자연스럽게 해 나가야 한다. 내년에는 어떤 특수성도 없고 기존의 아이돌 가수들과 연차도 많이 나고 성격도 많이 다른 채로 어쩔 수 없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신화가 다른 그룹과 차별화 되면서 멤버들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로 <신화방송>을 시작했다. 다른 것보다 앞으로 오래 지속해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 사람을 찾았고 좋은 제작진을 만나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 그래서 신화 활동과 콘서트와 <신화방송>의 적절한 밸런스를 맞추면 앞으로 쭉 갈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내년의 신화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에릭: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년 신화 활동도 올해와 시기적으로는 비슷할 것 같다. 그 사이에는 멤버들의 솔로 앨범, 연기, 개인 활동이 있을 거다. 동완: 목표는 연 1회 앨범 발매다. 행사나 콘서트 같은 건 다 같이 협의해서 진행하겠지만 어쨌든 매년 앨범을 내고 활동할 생각이다. 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좋아해 주지 않는다면 못 내겠지. 신화: ......앤디: 죄송합니다. (웃음) <H3>“<신화방송>을 하며 스스로를 내려놓게 됐다”</H3>
앤디 “멤버들의 굴곡을 같이 겪으며 끈끈해졌다”<br />
에릭 “한물 간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개인 활동 계획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에릭: 작년 7월부터 올해의 신화 활동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한 번 해 봤으니까 내년 신화 활동 준비는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 같고, 개인적인 활동도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지만 신화 쪽으로 도움 되는 부분이 있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우: 프로듀서 입장에서 내년 신화 앨범에 대한 구상이나 무대를 많이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이민우, M의 개인 앨범을 기다리시는 팬들이 있으신데 욕심 같아선 정규 앨범을 내고 싶지만 싱글이나 디지털 싱글이 될 수도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으로 솔로 콘서트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전진: 지금 하고 있는 <신화방송>은 물론 다른 콘셉트의 방송도 할 예정이고, 중국 쪽에서 드라마 등 연기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다. 앤디: MC를 계속하고 있고, 8월에는 틴탑에 이어 새로운 7인조 그룹을 내보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 신화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혜성: 가을이나 겨울쯤 솔로 앨범을 내고 국내와 아시아 지역에서 콘서트를... (손을 휘저으며) 아, 인터뷰하는 데 파리가 앉았네요....(웃음) 민우: 파리 가서 콘서트 하세요. (웃음) 개인 활동 기간에는 <신화방송>이 구심점 역할을 할 텐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모습이나 재능을 발견한 게 있다면 어떤 건가. 전진: 전에도 <신화창조 2000>이라는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다들 국방의 의무도 마쳤고 나름대로 철이 든 것 같다. 그런데 예전에 다 같이 숙소 생활할 때는 서로 할 말 못 할 말 없이 편하게 했던 것처럼 <신화방송>을 하다 보면 스스로를 내려놓게 되는 부분이 있다. 아, 그리고 사람이 살다 보면 속이 좀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신화방송> ‘엠티의 신’ 편에서 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 에릭: MT 가서 카메라 놓고 우리끼리 자면서 민우 씨가 방귀체조를 오픈했을 때, 오 이거 방송 나가면 분명히 시청자 분들 따라하고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촬영 당시 민우더러 저작권 등록을 하라고 했는데 얼마 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유튜브로 방귀체조를 따라하는 동영상이 올라온 걸 봤다. (웃음) 전진: 그리고 앤디 씨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앤디가 많은 스트레스를 참다가 한꺼번에 풀 때의 모습을 보면서 ‘아, 그동안 앤디가 틴탑도 활동시키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웃음) 민우: 나는 춤을 추는 입장이니까 얘기하자면, 앤디 씨는 신화의 멋있는 춤을 출 때보다 <신화방송>에서 을 출 때 더 멋있고 파워풀하다. 그 때만큼은 정말 나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의 테크닉을 보여주는 게 부럽다.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이번 활동을 하면서 나이 차 많은 후배 아이돌과 마주치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민우: 특별한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대기실에 ‘신화’라고 써 있는 걸 보면 후배들이 다 CD를 들고 와서 각자 팀 구호를 외치며 인사를 한다. 사실 뭐라 말하는지 잘 안 들릴 때도 있는데, 그렇게 구호를 외치는 인사 자체가 신화의 영향이 아닐까 싶어 내심 기분이 좋았다. 혜성: 후배들이 인사할 때도 방송 인터뷰 하듯 “누구입니다!”하고 외치는 걸 보면 우리를 좀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후배들이랑 잘 어울릴 수 있다. 그러니까 다음 활동 때는- 전진: 말랑말랑~ 혜성: 말랑말랑...뭐? 아, 아니. 부드럽고 편하게 얘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신화는 많은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기도 한데, 장수 그룹이 되는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인가. 민우: 이 기사를 읽을 후배들이 있을 텐데, 신화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까 찾아오면 상담해 주겠다. (웃음) 동완: 남자 그룹도 괜찮지요? 남자 그룹에게도 밥과 술을 제공해 주시나요?민우: 남자 그룹, 여자 그룹 다 상관없이 항상 열려 있습니다. (웃음) 에릭: 아이돌 그룹이라는 건 이제 태생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지속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상민 씨의 LSM 엔터테인먼트는 20년 계약이라고 하던데 (웃음), 그러지 않는 한 신화처럼 오래 갈 수 있는 그룹이 또 나올까 싶다. 하지만 단순하게 본다면 우리 경우는 이런 이유일 수도 있다. 사실 우리가 외부에 알려지기에 굉장히 모범적인 친구들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마음이 여리고 착한 것 같다. ‘에라 모르겠다. 너 한 번 당해 봐라. 나 혼자 잘 될 거야’가 아니라 결정적 순간에 대의와 명분, 정과 의리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묘한 멤버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앤디: 멤버 각자에게 오르락내리락 굴곡이 있었는데, 그걸 항상 같이 겪고 느꼈기 때문에 끈끈한 우정이 된 것 같다. 신화가 존재하기 위해선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다들 그런 색깔을 만들고 싶어 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H3>“나이 든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자체가 좋다”</H3>
전진 “허리 수술로 내년에는 더 멋진 춤을 출 수 있지 않을까”
혜성 “가을이나 겨울쯤 솔로 앨범을 낼 예정이다”
신화가 아시아를 넘어 좀 더 글로벌하게 활동할 계획은 없나. 에릭: 가끔 멤버들과 얘기한 적도 있고, 특히 동완이가 미국 쪽에서 공연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사실 이번 활동의 경우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보다 우리가 한국에서 여태껏 전례가 없던 아이돌 그룹이기 때문에 일단 한국, 그리고 그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던 아시아 팬들에게 다시 안착하는 게 먼저였다. 조용필 선배님 같은 국민 가수가 계시듯 우리가 한국에서 ‘국민 아이돌’ 같은 느낌으로 자리를 잡고 난 다음에는 충분히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 1세대 아이돌로서 팬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기분은 어떤가. 전진: 나이 얘기는 동완 씨가... (웃음) 동완: <신화방송> 녹화 때처럼 우리가 같이 있을 땐 나이를 까먹게 된다. 공연장에 오시는 팬들이 고등학교 시절의 소녀 팬 같은 모습으로 좋아하시는 걸 보면 참 좋다. 나이가 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자체가 좋다.에릭: 우리가 아이돌로서 나이도 많이 찼으니까 방송에 나와도 약간 한물 간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신화 자체가 현재의 가요계에서 대세가 되지 않으면 우리 팬들도 자신 있게 스스로를 노출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팬들이 주변 사람들 없을 때 몰래, 추억하면서 듣는 음악이 아니라 현재 음반 가게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신화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제 우리 팬 중에는 결혼하고 자식이 있는 분들도 계시니까 그럴수록 추억이란 게 더 소중할 텐데, 공연장에 남편이나 아이와 같이 즐기시는 모습을 보면 소름 돋을 만큼 뿌듯했다. 데뷔했을 땐 상상도 못했던 일이니까. 그래서 우리끼리 있을 때 멤버들을 보면 철도 없고 ‘이것들은 뭐하는 것들인가’ 싶은데, 그런 일을 해낸 걸 볼 땐 좀 대단해 보인다. (웃음) 활동도 활동이지만 나이가 있으니 결혼에 대한 관심도 있을 텐데, 가장 먼저 결혼할 것 같은 멤버는?전진: 김동완 씨? (웃음) 민우: 결혼 먼저 할 생각이십니까!동완: ......민우: 사실 우리한테도 굉장히 궁금한 이슈라 가끔 “누가 먼저 결혼할 것 같냐?” 얘기할 때도 있다. 그런데 아직 그런 분위기의 멤버는 없다. (웃음) 에릭: 사실 팬들은 결혼도 하고 자녀도 있으면서 우리보고 결혼도 하지 말라고 하고 결혼 얘기도 하지 말라고 하니까 서운한 마음도 든다. (웃음) 그런데 단적인 예로 예능에서 웃긴 모습만 보여주던 배우가 영화에서 갑자기 진지한 모습을 보이면 적응이 안 될 수도 있는 것처럼, 팬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데 있어 몰입을 못 하게 하는 건 프로로서 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팬들과 관객에 대한 예의로 혹시 누군가의 결혼이 확정되면 발표하겠다. 앤디: 아, 우리 중에서 결혼(MBC ‘우리 결혼했어요’)은 내가 먼저 했던 것 같다. 전진: 저도 했었는데, 그 얘긴 하지 맙시다......신화: 으하하하하하!사진제공. 신화 컴퍼니<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베이징=최지은 fi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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