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경기도가 택배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허가 차량에 대한 신고포상금제(카파라치제)를 강행키로 하며 택배대란이 '초읽기'에 들어섰다. 내달 1일부터 카파라치제가 도입될 경우, 미등록 차량 운전자들이 서비스를 중단하며 전체 택배 서비스 네트워크에도 지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통합물류협회 산하 택배위원회는 소속 13개사 택배사 명의로 홈쇼핑, 온라인쇼핑몰 등이 회원사로 있는 온라인쇼핑몰협회와 각 택배사 화주들에게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최근 택배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따라 카파라치 조례안 처리를 내년으로 연기한 반면, 경기도는 당초 예정대로 내달부터 카파라치제를 강행한다. 카파라치제는 등록되지 않은 불법 택배차량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로, 미등록 차량 기사에게 최대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기도의 결정에 대한 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경기도 소속 한 택배기사는 "대부분의 미등록 차량 운전자는 1일부터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영업용 차량을 갖고 있다 해도 하루 12시간 업무에 다른 지역까지 돌면서 과중업무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파업 가능성을 전했다. 네트워크 서비스인 택배업의 특성 상, 차주 일부가 업무를 중단해도 터미널에 물건이 지속적으로 적재되며 추후 택배 기능자체가 정지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택배차량 중 미허가 자가용 번호판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이로 인해 홈쇼핑 업계와 온라인쇼핑몰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당장 택배 배송에 차질이 생기면 사실상 판매가 마비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홈쇼핑 업체들의 경우 자체 배송망도 확보돼있지 않아 파업이 현실화되지 않기 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가 7월부터 카파라치제를 도입하더라도 행정준비절차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시행기간까지는 상당 기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상금 지급 재원이 부족한 도 대신, 시·군 차원에서 불법 영업단속에 나서게 되며, 본격적인 단속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란 추정이다.하지만 현재 협회를 필두로 한 업계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헌법소원, 행정소송까지 강구하고 있다. 자가용 영업이 가능한 우체국 택배나 국제 특송업체와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서울시의 카파라치제 시행은 유보됐으나 서울 경기 일부지역에서 불법 자가용 단속은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증차가 제한된 2004년 이후 배달할 물건은 많아졌으나 합법적인 증차 방법이 없으니 자가용 차량이 투입된 것"이라며 "증차문제를 개선한 이후 카파라치제를 실시해야 한다. 당장 많은 기사들이 생업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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