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딜러들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가격 차 무너졌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국산차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인데 수입차 가격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할인폭도 큰 편이다. 같은 가격이면 당연히 수입차에 눈을 돌리지 않겠나..” 이대영 닛산 강남 전시장 딜러의 이야기다. 수입차 시장에 이른바 ‘2000-2000’ 차량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0-2000'은 배기량 2000cc 이하, 가격 2000만원대 차량을 의미한다. 이 대리는 이어 “1800cc급에 226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차량이 있을 정도”라며 “가격은 저렴하면서 내구성이 좋은 큐브나 알티마가 시기적절하게 출시돼 (시장)공략에 나서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2000-2000’ 차량의 활약은 수입차 시장에 판도까지 바꿀 기세다. 기존에 3000cc 이상의 무게감 있는 차량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소리 없이 강하고 오래 가는’ 차량들에 고객들 시선이 모이고 있는 것. 수입차 시장이 다각화 되고 국산차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개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저비용 고효율’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도 맞아 떨어졌다. 19일 낮 신사동 도산공원 사거리. 이 일대에는 내로라하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전시장이 들어 서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수입차 업체들치고 이 일대에 전시장을 보유하지 않은 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다. 평일 오후 시간인 탓에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많지 않았지만 최근의 매출 증가세를 반영하듯 전시장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폭스바겐 강남신사점의 한 딜러는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풀옵션 차량으로 구입하려면 가격이 3000만원을 넘어 간다”며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에 가격 격차가 무너지면서 요즘은 수입차를 찾는 고객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 전시된 폭스바겐 제타는 1600cc 디젤 엔진에 가격은 3140만원에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공식연비는 1리터 당 22.2km.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을 사용한 점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딜러는 “구매가격이 3000만원을 조금 넘지만 별도의 할인이 적용될 경우 2000만원 선까지 가격이 빠질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 도이치모터스 강남 전시장 외부전경
가격 거품을 빼고 실용성으로 무장한 수입차량들에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도이치 모터스 강남점에서 만난 정모(34·여) 씨 역시 “요새 수입차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 남편과 함께 시간을 내 나왔다”며 “요즘은 연비가 좋으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멋진 차들이 많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BMW 미니(Mini) 차량은 컴팩트하면서도 내실 있고 디자인이 독특해 매니아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항상 있다는 게 전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배기량은 낮추면서 전체적인 성능을 보완해 새로운 고객층을 이끌어 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들어서는 수입차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대폭 증가했다는 게 딜러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BMW 미니(Mini)의 경우 구입자 10명 중 6~7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다. '크고 부담스러운차'로 평가받아온 미국 브랜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주 고객층이 40~50대 이상이었던 포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포드 강남전시장의 한 관계자는 “포드 차량은 전통적으로 배기량도 크고, 기름도 많이 먹고, 차량 자체도 크다는 이미지가 많았다”면서도 “모델을 2000cc급으로 조정한 이후에는 여성 고객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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