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한국 헤지펀드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의 벽을 낮춰야 합니다."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사장은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국형 헤지펀드, 새로운 도전과 기회' 컨퍼런스에서 한국 헤지펀드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규제 완화, 시장 각 주체들간의 긴밀한 협조, 시장의 이해 제고, 기관투자 확대 등 네 가지를 꼽았다.진 사장은 "기대수명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하고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기존 채권·주식투자로는 부응하기 힘들다"면서 "헤지펀드는 위험하다는 통념과 달리 이런 시장기대를 만족할 잠재력이 있지만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달성하기 힘든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투자전략이 다양하지 않고 외환거래(FX) 등의 전문 운용인력이 부족하다"며 "프라임브로커 서비스 역시 공매도와 신용공여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형 헤지펀드는 대부분 '롱숏(저평가시 매수, 고평가시 매도)' 투자전략이다. 진 사장은 "일부 헤지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을 탈피해 아시아·글로벌 시장으로 롱숏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환율변동이 너무 심한 것이 문제"라면서 "환전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글로벌화를 추구한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운용인력에 대해서는 "한국에도 유능한 인력이 많지만 프라임브로커 쪽에는 경험많은 이가 부족하다"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과의 제휴를 통해 프라임브로커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시장의 조급한 기대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진 사장은 "헤지펀드 출범시 관계사를 중심으로 시드머니(초기투자금)를 모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성과를 묻는다"면서 "저조하면 투자금을 댄 쪽과 언론에서 과도하게 관심을 갖다 보니 일선 매니저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기존 액티브펀드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거나 단기간의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장기적 운용성과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토로했다. 또 "출범 6개월을 맞은 시점에서 자금유입은 더디지만, 앞으로 6개월이 지나면 운용성과를 바탕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자금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장기적으로 헤지펀드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의 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사장은 "인도와 일본의 사례를 볼 때 공매도·통화·상품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급속히 헤지펀드 산업이 쇠퇴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보호 강화와 사모시장 규제 완화, 금융당국·운용업계·프라임브로커 간의 긴밀한 협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확대, 투자 주체들의 인식 전환이 한국 헤지펀드 시장을 키우는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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