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진행 중인 한 절의 대웅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장기 경기침체로 사찰 등 종교시설이 법원 경매에 등장하고 있으나 낙찰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찰은 낙찰자를 찾기가 어려운 형국이다. 통상 종교시설은 운영을 위한 특정 자격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신자들이 있는 종교시설의 경우 종교시설을 없애고 다른 개발사업을 펼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사찰은 위치적으로 고립된 곳에 자리잡는 경우가 많아, 낙찰자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대법원 경매정보에 따르면 올초부터 현재(5월25일)까지 종교시설은 월평균 20건 가량이 법원 경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이중 올 한 해간 낙찰건수는 총 20건으로 이중 사찰은 4건을 차지했다. 이들 종교시설의 낙찰률은 21.7%다. 10건이 경매로 나온다면 이중 두 건 정도가 낙찰된다는 뜻이다. 낙찰가율은 52.9%로 나타났다. 감정가 대비 낙찰 가격 비율은 감정가의 약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사찰은 매각가율이 43%대로 교회나 다른 종교시설보다 낙찰가율이 낮았다. 대부분 산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본래의 용도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성당리 214-11에 위치한 개덕사는 감정가 19억7759만원에 지난해 11월부터 경매가 진행됐다. 서대산에 위치한 이 절은 토지면적 1만4452㎡, 건물면적 436.9㎡로 구성됐다. 경매는 유찰을 거듭하다 올 2월 2월 11억5099만원에 불교계 법인이 낙찰받았다. 하지만 이 법인은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경매는 다시 실시될 예정이다. 강원 춘천시 남산면 산수리 205-8에 위치한 사찰도 감정가 4억9572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이후 지난달 2일 감정가의 36% 수준인 1억8066만원에 낙찰된 상태다. 하지만 아직 매각대금 지급 기한이 도래하지 않아 실제 낙찰자가 이 물건을 인수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사찰은 경매에 나와도 다른 종교시설과 달리, 입지나 활용도 면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낙찰가격이 낮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있는 투자자들은 해당 종교시설과 관련된 법이나 사후 활용시 갖춰야 할 자격 등을 잘 살핀 후에야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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