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회사 직원 방산주 투자해 차익 노려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올해 초 북한 영변 경수로가 폭발했다는 루머를 퍼트려 주가를 조작한 작전세력이 붙잡혔다. 대기업의 직원을 포함한 6명의 일당은 각종 방위산업 관련주 등의 주가급등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1일 증권가 메신저를 이용해 증권가 관계자들에게 '북한 경수로 폭발, 방사능 유출, 북서풍 타고 서울로 유입 중'이라는 내용의 유언비어를 유포해, 총 2회에 걸쳐 주가를 조작하면서 61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작전 세력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6일 부산의 한 PC방에서 '미스리 메신저'를 이용해, 증권사 관계자 및 애널리스트 등 203명에게 "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 고농도 방사능 유출. 북서 계절풍 타고 고농도 방사능 빠르게 서울로 유입 중"이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담은 쪽지를 작성해 퍼트렸다.이들은 주가가 급락하자 미리 투자했던 선물·옵션·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을 통해 29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얻는 등 총 61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한편, 이번 범행에 자금을 댄 송 모씨는 대기업 직원으로 자회사에 파견돼,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총 20억원을 횡령해 이 중 1억3000만원을 이번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의 작전설계자인 대학생 김 모씨는 지난 2010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주가조작 범죄에 가담해 기소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언비어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일본어 문장과 폭발 사진도 첨부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2시경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오전 11시경 북한의 영변 경수로가 폭발해 고농도 방사능이 유출돼 서울이 위험하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 당시 김정은의 핵실험 계획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메신저로 돌았을 정도다.이 메시지로 인해 10분 만에 선물지수가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고, 방산관련주 스페코, 휴니드, 퍼스텍 등이 5~10%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이 직접 청와대 및 국방부 등에 확인한 내용을 포함해 '사실무근'이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돌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소란은 이내 가라앉았다. 결과적으로 증시도 순간적인 낙폭과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으며 큰 영향 없이 소동은 일단락 됐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유언비어가 범람하고 언론보도 대행사의 기업 홍보성 자료가 기사화되는 등 문제가 노출됐다"면서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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