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허심탄회 토크] '특허소송 6년 이겨내니 반도체 테스트 세계1위'

심재균 테크윙 대표가 자사 대표제품인 '반도체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를 작동해보이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엔지니어 출신이라 기술만 생각했지, 특허나 경영에 대한 것은 관심이 없었어요. 이젠 이런 부문도 '기술적'으로 해야한다는 것, 이젠 후배들에게 전파할겁니다.”심재균 테크윙 대표는 대표적인 엔지니어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2001년 회사를 설립해 3년간 '기술'을 최대 화두로 삼았다. 기술만 좋다면 다른건 다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4년 경쟁사인 미래산업이 제기한 특허소송으로 6년 반 동안 고전을 치르면서 심 대표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회사와 직원,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경영 기술의 확보도 대표가 해야하는 일이라는 걸 배운 셈이다. “내 기술만 좋으면 된다고 고집하는 후배들한테, 마음 고쳐먹으라고 합니다. 나와 내 회사의 결백을 증명하는 것도 '기술(테크닉)'입니다. 관행처럼 업계에 퍼진 특허소송과 무고죄의 연결고리를 끊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통해 상대회사로부터 10억원을 받아냈고, 또 다른 소송을 진행중이던 일본 어드벤테스트사와는 '파트너십'을 맺는 전화위복으로 삼았죠.”이 회사가 끈질긴 특허전 끝에 지켜낸 기술은 이 회사의 주력제품 '반도체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다. '핸들러'는 반도체 제조 후공정에서 패키징을 마친 칩들을 전기적인 특성검사를 통해 양질의 제품과 불량품으로 가려내는 필수장비다. 이 제품과 관련해서는 테크윙이 세계시장에서 1위다. 지난 2009년 22%에 불과하던 시장점유율은 2010년 32%까지 증가했고, 올해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경쟁사들이 개발한 핸들러 성능을 기준으로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칩의 개수는 640개. 테크윙은 한 단계 진화시킨 기술을 선보이며 768개의 칩까지 검사할 수 있게 했다. 이 기술을 보유한 것은 세계에서 테크윙이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각 반도체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형 테스터나 하이픽스보드 모두 적용이 가능한 호환성도 회사의 경쟁력이다. 향후 비메모리 분야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공정률은 90% 이상이라는 게 심 대표의 설명이다.“내년 초부터 1년간 장비를 상당수 생산할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 2곳, 해외 4곳에 시범 사용 공급계약을 교섭 중에 있습니다. 내년 총 10대 정도를 전 세계에 시범적으로 공급하고 오는 2013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발생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핸들러 시장점유율 1위를 제외하더라도, 올해는 테크윙에 의미있는 한 해다. 몇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기 때문이다. 2007년 첫 데뷔를 노렸지만, 당시 잇따른 특허소송을 이유로 거래소는 상장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2011년 6월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8월 간판을 달 계획이었지만, 이번엔 갑작스런 유럽 재정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잇단 좌절 끝에 지난해 11월10일 코스닥 등판에 성공했다.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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