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이 삼성자산운용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업계에선 이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경영성과에 따른 ‘신상필벌’원칙을 재천명하면서 박 사장의 인사이동이 일종의 좌천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하면, 삼성증권과 비교해 규모는 절반에 못 미치는 삼성자산운용이지만 계열사 간 이동인만큼 나름의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7일 삼성그룹은 ‘2012년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을 삼성자산운용 사장으로,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으로 내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자리를 서로 맞교환 한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융업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안목과 전문성을 갖춘 박준현 사장을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내정해 자산운용성과를 높이고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며 배경을 밝혔다. 삼성측의 설명에 따르면 박 사장의 자산운용 대표이사 내정은 그룹 내 금융부문의 질적 양적 성장 전략을 유지시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박 사장은 부임이후 증권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를 위해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인 'POP'을 정착시켰고, 지난해 크게 히트를 쳤던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등 성과를 보여왔다. 또한 삼성증권이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홍콩법인 등 해외 시장 발굴과 해외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박 사장이 의욕적으로 이끌어왔던 해외시장 확대가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못하면서 이번 인사이동에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는 최대 규모로 진출한 홍콩법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박 사장이 직접 나서서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차장, 부장급 관리직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증권가에선 한때 사장직 유임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관계자는 “박 사장이 삼성생명 재임 당시 자산운용 본부장을 맡았던 경험도 있고, 고문 등 경질된 것이 아닌 만큼 한번 더 잘 해보라는 뜻에서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측도 삼성자산운용의 김 사장을 수장으로 앉힌 것도 신사업을 강화해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박사장이 재신임을 통해 자산운용업게에서 전문성과 장점을 살리며 업계를 이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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