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미기자
홍콩 은행권 위안화 예금 규모(단위 십억위안)/그래프: WSJ
◆주춤해 진 위안화의 인기=WSJ은 중국 정부가 최근 위안화 국제화에 더 안간힘을 쓰는 것이 앞서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작아진 위안화 위상과 관련한 설문조사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초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들은 홍콩 은행권 고위 임원진을 만나 왜 홍콩에서 위안화 예금 규모가 크게 늘지 못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그 결과 위안화가 국제적 통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완전태환(fully convertible)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개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태환이란 위안화를 금이나 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제시장에서 위안화를 자유롭게 교환 할 수 있고, 국제 결제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최근 1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통화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이 급락하고 위안화 예금 증가율이 둔화하는 등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은 많이 약해진 모습이다. 중국의 3분기 위안화 무역결제액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3분기 위안화 결제 규모는 5830억위안(약 917억달러)을 기록, 2분기 5970억위안 보다 줄었다. 위안화 결제가 중국 전체 무역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분기 8.5%에서 3분기 7.8%로 낮아졌다. 홍콩 은행권에 예치된 위안화 예금 규모는 9월 전월 대비 2.2% 늘어난 6200억위안을 기록, 8월 증가율 6.4%에 비해 증가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됐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위안화가 계속 절상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10월 위안화 예금 증가율은 더 둔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중국 수출 기업들은 위안화 절상이 더 이상 속도를 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되레 평가절하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위안화를 쌓아두기 보다 써버리는 쪽을 택하고 있다. HSBC홀딩스의 고든 프렌치 아·태 지역 글로벌마켓 총괄대표는 "위안화의 성장은 (달러 강세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계속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도이체방크의 마이클 램 아시아 채권시장 담당자는 "딤섬본드 발행 규모는 올해 들어 세 배로 늘어난 2100억위안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투자자들이 위안화 절상에 낮은 기대를 하면서 딤섬본드 발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 초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전체 위안화 예금 규모가 1조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목표치가 너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