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공사 감사 '후원의밤' 논란

[수원=이영규 기자]"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하면서 도의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김현삼 경기도의회 의원)"후원의 밤 행사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도덕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허숭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 16일 경기도의회의 경기도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는 18일 예정된 허숭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의 '사단법인 안산비전 출판기념회 겸 후원의 밤' 행사가 도마에 올랐다. 도의원들은 이날 허 감사가 경기도 공기업의 고위직에 재직 중이고, 도시공사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원도급 및 하도급 업체들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후원의 밤 행사 취소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허 감사는 신뢰성 등을 고려할 때 취소가 쉽지 않고, 경기도 감사관실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김현삼 도의원은 "이번 주 금요일(18일) 허 감사가 한양대에서 비전안산 출판회 및 후원의 밤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며 "이 행사를 할 때 상임감사라는 직위가 어떤 식으로든 (건설업체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 감사는 도시공사 임원과 함께 사단법인 비전안산의 이사장이라며 2개의 직책을 수행하면서 출판 및 후원의 밤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이게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특히 "경기도시공사는 광교신도시 하나만 보더라도 원도급 업체 23개사, 하도급 업체 270개 사 등이 있다"며 "허 감사가 출판기념회와 후원의 밤 행사를 한다고 하면 이들 업체들이 부담을 갖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출판기념회만 해도 그런데, 후원의 밤 행사까지 하는 것은 아무리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도의적 측면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욱이 "허 감사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출판기념회는 몰라도 후원의 밤 행사는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허 감사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과 벌금 2500만원을 구형받아 이달 30일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후원의 밤 행사까지 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신중한 판단을 통해 행보에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임병택 도의원도 "감사라는 직책은 높은 윤리적 가치관을 갖고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해서 회사의 청렴도를 높이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며 "허 감사가 출판기념회와 함께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장보다 더 윤리적 강령을 지켜야 할 감사가 출판기념회와 후원의 밤 행사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승원 도의원도 "이번 후원의 밤 행사는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도의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허 감사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이라며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도의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후원회 밤 행사와 관련해서 회사는 물론 경기도청이나 기업체에도 거의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하는 만큼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는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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